장애인교육권연대 면담 위해 왔다가 ‘문전박대’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지난 12일 결의대회를 갖고 김신호 교육감과의 면담신청을 했던 ‘대전장애인교육권연대(이하 장교연)’가 시교육청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

장교연은 지난 13일 시교육감 비서실로부터 15일 교육감과의 면담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학생과 회원 등 15명이 시교육청을 찾았으나 ‘면담자 조율’이라는 명분으로 시교육청 측이 현관문을 걸어 잠그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시교육청은 이날 정문을 굳게 닫은 뒤, 서문과 동문에 전투경찰 2명, 시교육청 직원 2명씩을 각각 배치해 출입하는 차량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으며, 1층 로비를 통하는 현관문 앞에도 2명의 남자 직원이 바깥에서 지키고 있었다.

대전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학부형들이 교육청으로부터 면담 수락 연락을 받고 왔으나 문전박대를 당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정문(왼쪽)은 굳게 닫혀 있었고, 서문(오른쪽)과 동문에는 교육청 관계자가 진입하는 차량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또한, 1층 로비 안에도 시교육청 직원과 공익근무요원 20여명이 배치돼 있었으며, 전경 50여명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 중이었다.

이들은 안팎으로 출입문을 굳게 지키고 있었으나, 시교육감과의 면담을 위해 찾아왔던 장교연 소속회원들은 지난 12일 집회 때와는 사뭇 다른 침착한 입장을 보였지만 이들이 여자와 어린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의 경찰병력과 20여명의 시교육청 직원들을 동원해 행정력과 공권력의 남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당시 출입문 통제를 맡았던 총무과 담당관은 “학부모님들이 면담요청하신 거니까 면담 대표를 구성하기로 돼 있고, 장학관님이 구성되면 면담되면 할려고...”라고 답한 뒤 기자가 문을 걸어 잠그고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굳게 닫혀있는 시교육청 현관문.


약속 시간이 10여 분이 지난 오후 4시 40분 경 면담 장교연 소속 면담 대표자 5명이 구성돼 현관을 들어서서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순간 특수교육 담당 장학관이 나타나자 이들은 “밖이 추우니 아이들과 학부형들을 로비로 들어와서 전경들이 있는 곳에 함께 앉아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면담이 끝난 5시 30분까지 이들은 가을저녁 추위에 떨어야 했다.

또 이날 대표자로 나선 김영주 집행위원장은 “한 이번 사태에 대해 초등장학관 책임인 것 아느냐”며 “학부모들을 폭도로 몰고 있는 이것이 무엇이냐”고 강력히 항의했다.

한편, 이날 장교연 소속 김영주 집행위원장과 이현경 공동대표, 김선숙 실무위원, 김수철 고3학부모대표, 곽성자 정책위원장은 김신호 시교육감과 이원근 부교육감, 이항기 초등교육과장이 배석한 자리에서 30여분 간 면담을 진행했으며, 김신호 교육감은 “법과 예산 등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전향적으로 생각해 보겠다”며 비교적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면담 약속 시간이 지나도록 시교육청이 시간을 끌자 학부형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기를 원했다. 이 과정에서 시교육청 총무담당관은 돗자리를 걷어달라고 요구했다.

김신호 교육감과 학부형들이 면담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면담이 이루어진 장소는 교육감실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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