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찾은 박태환 금의환향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것 같다!"

▲ '마린보이' 박태환 (21.단국대)이 지난 2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린 2010 팬퍼시픽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대회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 한 후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모처럼 국제대회에서 활짝 웃은 박태환(22. 단국대)이 금의환향했다. 그동안 부진한 성적으로 의기소침하던 박태환은 팬퍼시픽대회 성적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박태환은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노민상 감독과 함께 입국장을 빠져나온 그는 마중 나온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는 등 한층 여유가 넘쳐 보였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한 박태환은 "최선을 다한 시합이었다. 아쉬운 면도 있지만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끝난 2010 팬퍼시픽수영선수권대회에 나선 박태환은 자유형 400m 금메달과 200m 은메달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특히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자유형 400m에서는 3분44초73로 시즌 최고 기록을 다시 쓰며 80여일 앞둔 광저우아시안게임 전망을 밝혔다.

지난해 로마세계수영선수권 전종목 결승 진출 실패라는 참패를 경험한 박태환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 회복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200m와 400m에서 라이벌 장린(24. 중국)에게 우위를 보인 것도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됐다.

박태환은 "많은 분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이클 볼 코치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노민상 감독과 함께 박태환을 지도하는 볼 코치는 박태환에게 "네가 최고로 잘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아쉬운 대목도 없지 않았다. 가장 애착을 보였던 1500m에서는 15분13초91의 저조한 기록으로 8위에 그친 것. 14분58초90으로 터치 패드를 찍은 장린에 무려 15초 넘게 뒤졌다.

그러나 박태환은 1500m 부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200m를 마친 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1500m에 나선 탓에 힘을 낼 수 없었다는 것이 박태환의 입장이다.

실제로 박태환은 200m 결승이 끝나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심한 체력적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빡빡한 일정으로 페이스가 떨어진 탓에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우사마 멜룰리(26. 튀니지)의 뒤를 쫒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왔다.

이 때문인지 박태환은 "(1500m 기록이 저조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준비해왔던 것처럼 계속 준비할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는 30일 괌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목표에 대해 "전지훈련과 아시안게임 때까지 열심히 운동할 계획이다. 메달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태환을 이끌고 대회에 나선 노민상 감독은 "태환이가 올 시즌 400m 세계랭킹 1위인데 뺏기지 말고 런던올림픽까지 이어가고 싶다"며 "이번 대회 성과가 괜찮았다. 태환이가 긴 터널에서 벗어나 1년 만에 웃는 것을 보았다. 남은 기간 더 열심히 해 국민들께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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