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 '이변은 없었다'

▲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24. 스페인)이 4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13위 토마스 베르디흐(25. 체코)를 상대로 포인트를 따낸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4. 스페인)이 '황제' 로저 페더러(29. 스위스)를 잡는 파란을 일으킨 토마스 베르디흐(25. 체코)를 꺾고 윔블던 정상에 섰다.

세계랭킹 1위 나달은 4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13위 베르디흐를 3-0(6-3 7-5 6-4)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나달은 두 번째 윔블던 우승컵을 들었다. 2006년과 2007년 '황제' 로저 페더러(29. 스위스)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나달은 2008년 첫 윔블던 우승을 거머쥐었으나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지 못했다.

윔블던 14연승을 달린 나달은 2006년부터 이번 대회까지 4번의 윔블던 대회에서 26승2패를 기록하게 됐다. 2패는 2006년과 2007년 결승에서 페더러에게 당한 것이다.

2년만에 윔블던 정상을 탈환한 나달은 개인 통산 8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2회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호주오픈에서 1번 정상에 올랐고, 프랑스오픈에서 5번 우승을 거머쥐었다.

8강에서 페더러, 4강에서 세계랭킹 3위 노박 조코비치(23. 세르비아)를 차례로 꺾으며 '강자 천적'으로 거듭났던 베르디흐는 나달의 벽을 넘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체코 선수가 윔블던 단식 결승 무대를 밟은 것은 베르디흐가 1987년 이반 렌들 이후 23년만이었다.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체코 선수는 1973년 얀 코데스가 유일하다.

올해 이전까지 2007년 윔블던 8강 진출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었던 베르디흐는 올해 프랑스오픈 4강에 오른데 이어 윔블던 결승까지 진출,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우승의 꿈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이날 나달은 노련한 플레이와 결정적인 순간의 집중력, 강력한 수비를 앞세워 베르디흐의 돌풍을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나달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베르디흐에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베르디흐는 서브에이스 13개를 따내고 더블폴트를 한 번도 저지르지 않는 등 장기인 강력한 서브를 앞세웠지만 나달을 꺾기에는 부족했다.

1세트에서 게임스코어 3-3으로 맞서며 고전했던 나달은 베르디흐의 서브게임을 잡아내며 안정을 찾았고, 이후 2게임을 연달아 수확해 34분만에 1세트를 마무리했다.

8강에서 '황제' 페더러를 잡고 결승까지 오른 베르디흐도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2세트에서 베르디흐는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브를 앞세워 자신의 서브게임을 충실히 챙겼다.

그러나 나달도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키며 게임스코어 5-5까지 접전을 벌였다.

결국 2세트는 나달의 몫이 됐다. 자신의 서브게임을 따내며 6-5로 앞선 나달은 단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베르디흐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해 2세트마저 승리로 장식했다.

3세트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나달과 베르디흐는 각자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키며 숨막히는 대결을 벌였다. 완승을 노리는 나달도, 역전을 노리는 베르디흐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3세트 9번째 게임에서 승부는 완전히 나달 쪽으로 기울었다.

게임스코어 4-4로 맞선 상황에서 나달은 포인트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가져오며 흐름을 자신의 쪽으로 돌렸고, 듀스 접전 끝에 베르디흐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