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중심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2010 월드컵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기억하고 있기에 이번에도 그런 감동이 재현되길 기대하면서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 축구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거리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거리 응원전을 펼치면서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2002 월드컵의 4강 신화는 지금도 우리를 흥분하게 한다. 그 당시 우리 대표팀이 그렇게 잘 할 것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치러지는 평가전의 성적을 보면 16강 진출도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의 실력은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서 의외의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첫 경기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프랑스를 이기고 당당히 2차전에 진출했다. 16강에만 진출하면 좋겠다던 온 국민의 염원이 8강을 넘어 4강까지 진출할 때는 정말 우리나라 축구가 이렇게 잘 하나 할 정도였다.

이번에도 2002년의 신화가 재현되길 온 국민은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목표인 16강을 넘어 8강, 4강을 향해 가길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치러진 평가전을 보면 16강에 들어가는 것도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 보인다. 세계의 축구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축구는 확연하게 실력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치러진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보면서 프로팀과 아마추어팀의 경기를 보는 것처럼 정말 실력차가 역력했다. 그러나 그것은 평가전이지 본 경기는 아니다. 비록 연습경기에서는 못하더라도 본 경기에서 실력발휘를 하면 온 국민이 염원하는 16강에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습경기도 중요하지만 그 때 아무리 잘해도 본 경기에서 못하면 그만이다. 비록 연습경기에서는 좀 못해도 본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실력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난 야베스공동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야베스 출발 5년 만에 우리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처음 야베스공동체는 노숙인 자활을 위한 자활사업장으로 출발했다. 출발 당시 그 전의 실패를 경험으로 노동부가 실시하는 사회적일자리라고 하는 인건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금산에 공장을 세우고 12명이 수반을 제작하는 일을 시작으로 해서 그 다음해는 50명으로 규모가 커져 수반제작을 넘어 숯부작을 생산, 판매하는 정도로 신장했다. 이렇게 최선의 노력이 대전시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지난 해 대전시 일자리창출사업의 일환으로 세탁공장인 크린사업단이 문을 열었다. 그러나 크린사업단이 처음 계획보다 매출액이 형편없이 적어 노동부로부터 인건비 지원이 끊어지게 되었다.

분명 이유는 있었다. 사업은 시작되었지만 기계 구입을 임의계약으로는 할 수 없어 조달청을 통해 구입하다보니 예상보다 몇 개월이 늦어지고, 또 기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계가 도착되지 못해 설비가 늦어져 원래 계획한 1년을 거의 허비해 버리고, 정작 3개월 밖에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니 원래 계획에는 1년 동안을 운영하는 계획이었는데 정작 3개월 밖에 운영하지 못함으로 최초 매출계획과는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어 지원을 못 받게 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약간의 인력을 줄이고 본격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로 했다. 도리어 이전까지는 연습이었고 지금부터가 자립이라는 진검승부를 내야하는 시점이라고 실무자들을 독려하며 진정한 자립을 위한 대장정을 출발했다. 우선 목표를 3개월로 잡았다. 3개월 동안 자립의 기초를 마련하고, 다시 6개월 동안 완전 자립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자고 한 것이다.

이제 진정한 승부를 위한 출발점에 서서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인건비 보조를 받을 때는 하루 8시간, 일주일에 5일을 일하던 것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밀려드는 일감을 처리하고 당연히 쉬던 토요일도 현재는 일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아있는 식구들이 할 수 있다는 의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습경기를 마치고 본선에서 선전하는 우리 축구 대표팀처럼 크린사업단의 식구들이 자립을 향한 진검승부를 펼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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