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에게 ‘관평테크노동’이라는 웃지 못할 동명을 어떻게 설명해야...

선비의 고장 유성에서 전국 최초로 유래가 없는 외국어 행정동 지명이 탄생했다.

전통과 선비의 고장이라는 자부심, 역사적인 가치관 등 소중하게 간직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정신적 물질적 소중한 가치을 안고 있는 많은 것 들이 46명이라는 우리 젊은이들의 목숨과 함께 차가운 서해바다 깊숙이 침몰한 천안함 처럼 '테크노'라는 정체 불명의 폭탄에 맞아 침몰하고 있다.

올해가 한글이 태어난 지 564돌이 되는 해이고 국경일이 된지 5돌이 돼는 해이다. 한글에 대한 우수성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논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우리 대한민국의 한글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지키기며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선비의 고장 유성에서 몇몇 지방정치인들은 '글로벌시대 지방자치는 선구자적인 측면을 인정해야 한다'는 가당치 않은 명분과 힘의 논리를 앞세워 동명칭(행정동)을 외국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망국행위를 저질렀다.

이 같은 외국어 동명칭 사용과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며 우리 스스로 창씨개명을 한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외국어 동명칭 사용을 찬성하는 유성구의회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은 '주민이 원해서 현대사회는 글로벌시대라'며 언론사도 한국방송공사가 아닌 KBS로 문화방송이 아닌 MBC로 사용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고 단체장은 "지방자치시대의 경쟁력이라는 것은 선구자적 측면에서도 고려돼야 한다"며 외국어 동명칭(관평테크노동) 사용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시민들은 '쯔''쯔''쯔' 혀를 차고 있다.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들의 아들.딸들의 이름도 글로벌시대에 맞게 테크노 권, 테크노 김, 테크노 이, 테크노 윤, 테크노 설, 테크노 진으로 또는 테크노 안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유성구의회 8명의 의원 중 한 의원은 자녀에게 노트북을 선물하면서 자녀가 일본제품인 소니(SONY)사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해 많이 혼을 냈다며 일본상품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자신의 애국심과 가치관을 자랑스럽게 말한 기억이 있다.

또한 유성에는 대전에서 유일하게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향교가 2곳 중에 하나가 존재 한다. 그들은 또 이곳에서 매년 봄.가을에 옛 성현들의 충·효·예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소중한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자 석전대제를 올리며 유성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선비의 고장이라고 입이 닳도록 자랑한다.

하지만 지난 21일 유성구에서는 그들에 의해 유사 이래 최초로 스스로 창씨개명과 같은 우리고유의 지명을 국적도 뜻도 없는 애매모호한 외국어 사용을 할 수 있는 근간이 되는 조례을 통과시켜 많은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지만 “힘들게 조례안을 통과시켰다”며 자축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이 이 나라를 지탱하는 정신을 좀먹게 하는 행위와 무엇이 다른가? 국가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인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들이 말이다.

구즉동에서 분동으로 새로운 동명칭을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례안을 심의 의결하는 과정에서 힘의 논리는 지방자치 풀뿌리민주주의 근간이 되는 기초의회 본회의장에서 거침없이 발휘됐다.

외국어 동명칭 사용을 반대하는 의원의 발언 중 단체장은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비하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고 이에 단체장과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은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자당소속 의장에게 발언을 중지시키라고 요구하고 회의진행 자체를 중단시키는 등 막장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들은 그야말로 일제강점기시대 한민족의 글과 문화. 정신을 말살하려 했던 그들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그야말로 20년간 발전해온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는 없었고 일제강점기 시대로 되돌아간 듯 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이를 지켜본 한 주민은 ‘무섭다’라는 말로 유성구의회의 막장드라마를 표현했다.

단지 이들은 주민들의 의견이라며 주민들의 뒤에 숨어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지역정체성과 자신들이 그동안 입술이 부르트도록 주장했던 선비의 고장 유성의 역사성은 알량한 선거의 한표에 던져버린 체 말이다.

더욱이 문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각 정당들은 정치적 계산에 의해 모두 함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선거 때문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못하는 모습은 더욱더 보는이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한다.

지역의 일부주민들은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테크노라는 외국어지명을 원하고 있지만 지방선거에 표를 의식해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인들과 정당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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