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표 문인들 대전문학관 기증 잇따라

대전 동구가 대전 최초로 건립되는 대전문학관의 자산이자 대전문학사의 값진 보물이 될 자료 수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오전 동구청에서는 대전?충청 대표문인으로 지난 2008년 작고한 전 대전대 문예창작과 교수 박명용 시인의 유품 기증식이 열렸다.

이날 기증식에는 박명용 선생의 미망인인 윤영희씨, 아들 박기범씨와 선생의 제자인 대전시인협회 변재열 회장, 백지동인회원 김남규 시인, 한기옥 시인이 참석해 고인의 손때묻은 소장품과 자료를 전달했다.

생전에 대전문학사 정리를 위해 노력해왔던 박명용 선생은 197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안개밭 속의 말들’ ‘낯선 만년필로 글을 쓰다가’ ‘어진 것들의 탈옥’ 등 다수의 작품집과 이론서를 남겼으며, 현존 한국 대표시인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지역의 대표문인 중 한 명이다.

이번에 기증받은 선생의 유품은 현대문학 등 동인지 창간호를 비롯한 기타 문예지 및 희귀도서 446점, 문인들이 주고받은 친필 서신, 유명 문인 자필 글과 자료를 모아놓은 스크랩북, 김춘수 선생과 조병화 선생의 파이프, 만년필 등 문인 소장품과 사진 등 총 9종 551점에 달한다.

박명용 선생은 문학관이 건립되면 활용하기 위해 평소 자료 수집에 심혈을 기울여왔던 터라 이번 기증품에는 선생 본인 자료는 물론 전국 문인들의 작품과 소품까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한 자료들이 가득해 전시자료로서 의미와 가치가 매우 크다.

구는 대전 유일의 문학관 위상에 걸맞도록 많은 자료를 구비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지역 문인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료 기증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이에 자료 기증과 문의가 잇따르는 등 대전 문학의 허브로 자리할 대전문학관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전 출신으로 현대 문학사를 빛낸 작고 문인들의 작품수집에 노력을 기울여 유족들로부터 지난 3월 23일 한성기 시인의 친필원고, 작품집 등 40여점을 기증받은데 이어 3월 31일에는 정훈 시인의 친필시화, 도서 등 20여점을 기증받았다.

또 송백헌 충남대 명예교수는 문학사적 가치가 높은 도서 1500여권을 1차분으로 기증했으며, 박헌오 전 동구 부구청장과 안초근 동시대동인회장도 각각 700여점과 57점의 도서와 시화 등을 기증했다.

구는 오는 10월 개관까지 대전출신 주요 문인들의 작품 및 유품, 기타 문학사적 가치가 있거나 문학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기증받을 계획으로 자세한 문의는 대전문학관(☎621-0036)으로 하면 된다.

문학관 관계자는 “대전문학관이 풍부하고 다양한 자료를 갖춰 명실상부 지역 문학의 요람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지역문인들과 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대전 문학의 전당으로 빛날 수 있도록 자료 기증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22일 기공식을 가진 대전문학관은 34억 7천 7백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10월 완공 목표로 용전동 산 4-1번지 용전근린공원일원 6467㎡ 부지에 건축연면적 1102㎡,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며, 수장고,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세미나실, 문인사랑방 등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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