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떨면 복이 달아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다리를 떠는 습관은 외적으로 좋아 보이지 않지만 다리의 혈액순환을 도와 건강에는 이롭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지속하는 자세나 습관들이 질병을 유발하기도 하고 예방하기도 한다.

자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 중 하나는 바로 척추다. 척추는 인체의 중심을 잡아주고 몸을 지탱하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자세에 따라 척추에 부담을 주는 정도도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척추는 서있거나 누워있는 자세보다 앉아있을 때 4배 이상 피로도가 증가한다. 움직임 없이 장시간 앉아있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앉아있을 경우에는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은 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동서병원 척추센터 조범철 진료부장은 “여성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자세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지 않고 다리를 꼬고 앉거나 의자 끝에 걸쳐 앉는 자세다. 이 자세는 섹시해 보이기는 하지만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는 바른 자세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엉덩이를 의자 끝까지 닿아 밀착시켜 앉는 것이다.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볼 때는 모니터나 책을 눈높이에 맞춰 목이 숙여지지 않도록 해야 1자목 증후군이나 목디스크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서 일이나 학업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보면 성실함과 열정이 느껴지지만 습관성 치질이 생길 확률이 높다.

치질은 항문의 정맥이 압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하지 못하고 직장점막과 항문피부 아래에서 부풀고 뭉쳐져 덩어리 진 것을 말한다. 그로 인해 통증과 출혈이 있을 수 있으며 배변 시 불편함, 잔변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치질은 임신과 변비, 섬유소가 부족한 식습관, 잦은 음주 등이 원인이 되지만 신문이나 책을 읽으며 오랫동안 변기에 앉아있는 배변습관도 원인이 된다. 또 화장실이 아니더라도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것도 치질에 영향을 끼친다. 오래 동안 움직임 없이 앉아있으면 엉덩이 부분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전이 생성됨으로써 치질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서울장문외과 송호석 원장은 “치질은 엉덩이가 받는 압력을 최소화시키는 생활습관과 자세를 가져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시간 앉아있을 경우에는 자주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줘 혈액순환이 되도록 해야 한다. 치질환자라면 반드시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하고 의자에 앉을 때는 푹신한 방석을 깔면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정맥류는 주로 서서 일을 하는 직업군에게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시간 움직임 없이 서 있는 자세가 하지정맥류 악화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 종아리 판막이 망가지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다리 쪽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혈액이 역류하고, 이 혈액이 다시 종아리 혈관으로 몰려 혈관이 부풀고 울퉁불퉁 튀어나오게 된다.

그랜드미래외과 김미라 원장은 “장시간 서 있으면 중력에 의해 혈액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고 원활한 혈액 순환이 일어나지 못해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거나 악화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판매원, 교사, 승무원 등 장시간 서있는 자세를 고수해야 한다면 업무 틈틈이 종아리 근육이 수축되도록 발목을 돌려주거나 까치발 짚듯이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퇴근 후에는 다리 마사지를 하고 잠을 잘 때에는 다리 밑에 쿠션 등을 받쳐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려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부종감소와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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