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전기기술단 전기계획팀장 반극동

반극동 전기계획팀장
사람마다 출근시간은 대동소이하게 가장 바쁜 시간이다. 내게도 아침 7시만 되면 출근을 서두르는데, 집을 나서는 시간에 따라 출근 방법이 대체로 3가지로 나누어진다. 7시 10분전에 출발하면 걸어서 가고, 7시 15분전이면 버스를 타고, 그 이후가 되면 승용차나 택시를 탄다. 5분마다 상황이 확 바뀐다. 사무실 도착시간을 7시 30분 전 후에 고정하고 나니 거꾸로 선택하여 맞춘 것이다.

이렇게 아침 출근 시간은 5분이 무척 중요하다. 낮 시간의 30분보다 출근시간 5분이 더 길게 느껴지는 것은 목적지 도착시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1월 18일부터 운행하게 된 안산~금정역간 평일 통근용 급행열차는 기존 운행시간 보다 8분이 당겨지지만 체감 시간은 훨씬 더 단축된 것처럼 느껴진다.

출근시간대에 대부분 운행되는 급행 전철은 이미 서울~수원 간을 80년대부터 운행했지만 경인선구간과 경부선 서울~수원~천안구간이 원조다. 최근에는 중앙선, 경원선, 경의선까지 대부분의 광역전철노선 구간에서 운행된다. 2007년과 2009년 각각 개통된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은 개통시점부터 급행과 일반 전동차를 따로 편성해 출퇴근시간 뿐만 아니라 전시간대에 운행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나 일본의 대부분 지하철과 광역전철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급행 전동차를 운행하고 있다. 최근에 경기도에서 건설을 요청 중인 GTX(대도심지하급행전철)도 프랑스 파리의 경우 RER이란 급행전철과 비슷한 것이다. 다만, 파리의 급행전철은 지하구간 뿐만 아니라 시 외곽에선 지상노선으로 달리는 것이 다를 뿐이다.

수도권의 전철망의 신장은 실로 엄청나게 뻗어나가고 있다.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과 경인 경부선 수원까지 개통한 전철망은 개통 당시대비 약11배(826/76.3km)의 영업거리를 늘렸다. 1980년대에서 90년대에 지하철 2, 3, 4호선과 함께 과천선, 안산선, 일산선이 개통되었고 서울지하철 2기인 5, 6, 7, 8호선과 인천지하철이 새로 뚫렸다. 2000년대 이후 경인선 복선, 경부선 복복선 및 천안 신장까지 연장, 분당선 선릉까지 연장, 경원선 동두천을 이어 소요산까지 연장, 중앙선 국수역에 이어 용문까지 연장, 경의선 문산까지 개통, 인천지하철 연장, 공항철도 1단계, 지하철 9호선, 등 이다.

이제 서울을 비롯하여 수도권 외곽뿐 아니라 멀리 충청도 천안, 아산지역까지 연결된 수도권 전철망은 금년도엔 강원도 춘천까지 연결된다. 공항철도 2단계가 개통되면 서울역에서 공항까지 단번에 갈 수 있고, 7월에는 국내 최초의 경전철인 용인경전철까지 개통되고 2011년 분당선 연장구간이 개통되면 수도권 전철을 타고 에버랜드까지 환승하여 갈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수도권은 하나의 교통망으로 연결되었고 편리해진 요금수수시스템으로 카드 하나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주말이면 승용차를 두고도 배낭 하나만 달랑 메면 소요산, 용문산, 월미도, 대부도는 물론이고 아산(온양온천) 온천욕을 즐기며 천안 인근의 병천순대를 먹으러 갈 수 있다.

이제는 수도권 전철망에 사소한 장애라도 날 때면 서울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까지 교통이 마비가 되는 것은 이렇게 연결된 전철망 때문이다. 수도권전철은 이렇게 중요성이 날로 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4일 새해 첫 출근길에 폭설과 한파로 인한 전동차 출입문 고장으로 수도권 교통이 완전 마비된 것은 상기할만한 일이다. 8분을 당겨 급행 전동차를 운행하는 시스템인데 10분이 지연된다면 얼마나 큰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만 해도 훤히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권 전철망 운행이 원활하게 운행되려면 운행기관 간 협조체제 구축이 필수적이고 평시뿐만 아니라 비상시 전체의 교통통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승객들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며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상호 협력하여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전구간의 절반이상을 담당하는 코레일은 광역전철 담당업무의 중요성을 더 깊게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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