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부족으로 대회진행 어려워...조건 바뀌며 일선 교사들 기피현상도

  동부교육청이 특색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속놀이경연대회가 제도적,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오는 20일 올해로 열일곱 번째를 맞아 3개 초등학교(가오초, 신탄진초, 신평초)에서 열리는 ‘민속놀이 경연대회’가 예산부족으로 널뛰기판 하나조차 구입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회때 민속놀이경연대회 @사진출처 : 동부교육청

 

 500명 모이는 행사비용이 40만원?

 

 40개교 468명의 초등학생과 교사들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벌이는 이번 대회의 예산은 총 40만원. 3개교에 설치되는 현수막 값 6개를 포함하면 결국 10여만 원으로 모든 행사를 진행해야하는 형편이다.

 

 심사위원도 외부에서 영입해야 하지만 심사비용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결국 참가학교 교사들이 소정의 비용을 받으면서 타학교에 대해 심사하게 된다.

 

 ‘제17회 민속놀이 경연대회’의 종목은 5가지. 제기차기와 널뛰기, 사물놀이(앉은 반, 선반), 농악으로 구성돼 있으나 동부교육청이 널뛰기판을 구입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이 해당기관 관계자의 전언이다.

 

 동부교육청 관계자는 “1회 때의 경우 차전놀이도 할 만큼 웅장하고 풍성했지만 지금은 참가팀이 계속 줄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난해에는 창작민속무용과 전통민속무용도 선보이기도 했으나 전문교사들의 이동하고 또, 결과 없이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탓에 기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예산도 계속 삭감되는 상황이어서 계속 대회를 진행해야할지 말아야할지를 고민 중”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단체교섭조건에 어긋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방과 후 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시행하면서 일선 교사들에게 내걸었던 조건은 소정의 강사료 혹은 이동가산점 부과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주어지던 이러한 조건들이 올해부터 시행되지 않자특기적성교육을 맡은 교사들이 특기적성의 일환으로 가르치던 프로그램들을 접는 현상이 발생했다.

 

 초등학교의 방과 후 학교 운영 프로그램 중에는 학생들에게 소정의 수업료를 부과해 외부강사를 초빙하는 특기적성 교육도 있고 교사들의 특기를 활용해 무료로 실시하는 교육으로 나눠져 있다.

 

 하지만 교사들이 직접 가르치던 프로그램이 점차 없어지고 있어 학생들이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들이 직접 가르치던 무료프로그램으로는 붓글씨, 사물놀이, 풍물, 전통무용 등이 있지만 올해 교육부가 전교조와의 단체협약에서 이동가산점부과 항목이 불법이라는 주장에 이를 수락해 일선 학교 교사들이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맡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모 초등학교에서 풍물을 가르치는 A씨는 “지난해에는 이동가산점을 부과하거나 혹은 10여만 원 정도의 강사료를 지급했지만 올해부터 모든 것이 없어졌다”며 “일주일에 5~7시간씩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힘들지만 대회에 출전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난감하기가 이를 데 없다”고 말했다.

 

 동부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이 같은 부분에 대해서 “안타까울 뿐”이라며 “단체협약에 어긋나기는 하지만 학생이 있어야 교사가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열정을 갖고 아이들에게 무료 교육을 조금 더 실행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주도록 바뀌어야 한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교원단체들의 협약과 관련해 그 여파가 학생들의 교육에까지 미치고 또,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습득하고 보존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 해당교육청과 교원노조․단체들에게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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