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2년 후 관리·감독 소홀, 안전수칙 무시
대산항 벙커C유 유출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태안해안경찰서는 7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벙커C유를 선적하는 과정에서 기름 탱크 밸브를 잠그지 않아 유출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07년 12월 발생한 태안 원유출 사고 당시 원유 소유주였던 현대오일뱅크가 사고 2년 만에 관리·감독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다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유출량은 수거된 기름양 등으로 비춰 5900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름 유출로 인해 당진군 소난지도와 대난지도 등은 물론 경기도 안산시의 풍도, 육도까지 기름덩어리가 밀려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 지역 주민들은 방제 작업에 매달리고 있지만 폭설 등으로 인해 작업이 수월치 않아 보인다.
인근 주민들은 기름피해로 인해 조업을 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름유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지역 수산물 주문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라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선박 탱크 밸브조작 미숙으로 사고 발생
지난달 21일 대산 현대오일뱅크 앞 돌핀부두 인근해상에서 발생한 벙커C유 유출오염사고는 당초 알려진 21일이 아닌 12월 20일 17시25분부터 21일02시00분인 것으로 밝혀졌다. 성00해운소속 유조선 00호(4,026톤)가 현대오일뱅크로부터 벙커C유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선원의 선박 탱크 밸브조작 미숙으로 엄청난 벙커C유가 20일 22시50분경부터 40여 분간 바다에 유입된 것으로 부두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밝혀졌다.
이날 사고경위에 대해 11일 태안해경 관계자는 “유조선 00호 선장 조(65세)씨와 항해사, 선원 등 4명과 현대오일뱅크 안전관리담당자 조 모씨 외 3명을 불구속 입건하여 수사중이며 해상 출하과 관계 임직원도 차례로 불러 조사 중에 있다”고 말하고 “사고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와 현대오일뱅크에서 보관하고 있는 시료를 인천해양경찰서로 보내 정밀히 분석하며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고 초기대응이 늦어져 해양오염이 확산되었다는 지적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고 10시간30여분 지난 후 21일 09시15분에 사고 신고가 접수되어 방제정 등 선박 8척이 즉시 출동하여 확산방지를 위해 오일펜스와 흡착포, 붐형 유흡착제를 설치하고 유회수기를 가동하여 방제작업을 펼쳤으나 인근지역에 이미 확산된 상태라 유감스럽게도 조기 완전방제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사고경위와 늦장 신고 의혹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담당자는 “기름유출사고 당시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썰물)때고 야간이므로 육안이나 CCTV로 기름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하고 “유조선이 접안하면 본사의 선박 화물책임자가 점검하여 이상이 없을 시에만 벙커C유를 선적(출하)할 수 있다”며 “로딩암(LOADING ARM:저장소에서 차량이나 기차, 유조선 등에 장착된 기름 탱크로 기름을 주유(貯油)할 때 사용되는 기구)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유조선 선원의 기름탱크 밸브조작 과실로 사고가 발생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고를 최초 발견하고 신고를 했다는 현대오일뱅크 담당자는 “지난달 21일 회사에 출근하여 오전 9시경 CCTV를 통해 20일 야간상황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조선 선원들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사고를 감지하여 확인 후 09시15분경 해경에 신고했다”고 밝히며 “만약에 주유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되어도 선원 개인이 소지한 무전기로 연락만 했어도 주유가 정지되는 시스템이라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 무인도에 지름 3~30cm 가량의 기름덩어리가
기름유출로 섬 전체가 오염되어 21일째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는 대난지도를 12일 찾았다.
방제작업으로 해상의 기름띠는 일부 수거됐으나 난지도 해안가를 중심으로 인근 무인도는 지름 3~30cm 가량의 기름덩어리가 다량 부착된 상태였다. 이날은 날씨가 너무 쌀쌀하고 물때가 맞지 않아 방제작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현장에서 돌을 뒤집자 달라붙은 기름덩어리들이 아직도 여기저기 보였다. 이에 대해 주민 방 모씨는 “지금은 영하의 기온이라 사실상 방제작업이 불가능하다”며 “그래도 하려면 토치램프로 기름덩어리를 뜨겁게 달군 다음에 걸레로 닦아내야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금은 겨울철이라 양식장 피해는 확인할 수 없다”며 “섬 주민들은 굴과 바지락 양식 등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다”며 양식장 피해를 걱정했다.
현재 난지도에는 주민 257세대(453명)가 살고 있으며, 보유 어선 56척(어업권 23건 270.9ha)에 맨손어업을 하는 어민도 324명( 6ha)에 달한다. (제휴사=충남포커스 한상규 기자 / 서해안뉴스 민옥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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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옥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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