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괴롭히는 콧병 '비염' 몸 전체 이상 나타날 수도

얼마 전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의 중간고사 시험 성적표를 받은 주부 오은미(43세)는 지난 학기 기말고사에 비해 급격하게 떨어진 성적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매번 받는 성적표를 살펴보면 이상하게도 기말고사 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하다가도 중간고사 성적은 저조한 성적을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원인을 모르다가, 아이의 코막힘 때문에 찾은 병원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환절기에 치르는 중간고사와 아들의 알레르기성 비염이 그 이유였다.

뇌를 괴롭히는 콧병, 비염

코는 단순하게 냄새를 맡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을 해서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호흡기능과 목소리를 낼 때 폐에서 나온 공기를 내보내는 공명기능,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의 이물질을 걸러내는 공기정화기능 등 우리 몸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축농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혹은 만성 비염 등 만성화된 ‘콧병’은 이런 코의 기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코와 직접 연결된 뇌까지 문제를 일으킨다. 코에 문제가 생기면 뇌 외에도 장 점막이 손상되거나 내장기능에도 변화가 오는 등, 우리 몸 전체적으로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주위가 산만한 아이들 중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 비염, 축농증 같은 콧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콧물이 쉴새 없이 흘러내리고, 코막힘으로 숨쉬기가 불편하고 뇌에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기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의력 결핍 증상이 나타나 학습장애도 유발하게 된다. 중간고사를 치르는 환절기에는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심해지기에 자연스레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가 콧병을 앓고 있다면 신체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장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들 중 11% 이상이 호흡기 질환도 앓고 있다고 한다. 콧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호소하는 증상 중 코막힘 증상이 가장 많은데, 이는 수면 시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한다.

씽씽한 코를 위한 생활습관

초등학생 26%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을 정도로 알레르기성 비염 등 어린이 콧병 환자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코가 호흡이나 두뇌활동, 성장에 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평소 코를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한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콧병 환자의 대부분이 공기오염이 심한 도시나 새집에 살거나, 털이 있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등 환경에 민감한 것을 볼 수 있다. 비염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집먼지, 꽃가루, 담배연기, 동물의 털 등이다. 이런 요인으로부터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실내 공기를 하루에 두 번 이상 환기시켜주고 환기 뒤에는 걸레로 바닥에 쌓인 먼지를 닦아내야 한다.

건조한 환경은 코 점막을 마르게 하여 더욱 민감하게 만들기에, 실내의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비염이나 축농증 등 콧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50~60% 정도로 유지하고, 물을 많이 마셔 체내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또, 콧물이 흘러내리거나 코가 막혀 숨쉬기가 불편할 때 코를 푸는데, 이때도 너무 세게 코를 풀면 코 점막이 자극을 받아 증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런 때는 젖은 수건이나 물티슈 등으로 자주 닦아내거나 아침, 저녁에 농도 1% 이하의 소금물이나 식염수를 이용해 콧속을 깨끗하게 세척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코편한한의원 반포점 조석기 원장은 “환절기에는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콧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 자녀가 콧병을 앓고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역력 관리가 콧병 예방에서 매우 중요하므로, 가정에서도 인스턴트식품보다 인공 조미료가 덜 들어간 자연식품 위주로 음식을 섭취하고 깨끗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코편한한의원 조석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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