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천사를 넌 ‘엄마’라고 부르게 될 거란다.”

   
강선영 원장

시인, 칼럼니스트
부부상담·가족상담 전문가
한국시문학예술치료연구소 대표
가정행복만들기 전문 강사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www.kclatc.com) 원장

한 아기가 하늘나라에서 지상으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지상에는 나쁜 사람도 많다던데 사람들로부터 제 자신을 어떻게 보호하란 말인가요?”
“네 천사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널 보호해 줄거야.”
“하나님, 제가 지금 떠나야 한다면 제 천사 이름이라도 좀 알려 주시겠어요?”
“네 천사를 넌 ‘엄마’라고 부르게 될 거란다.”

지상에서 하나님 대신 보내신, 가장 섬세하고 깊은 사랑으로 온갖 돌봄과 사랑으로 자녀를 키워주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엄마, 어머니입니다. 여성은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합니다. 물론 강인한 여성도 있지만 대개 여성은 남성보다 체력적으로 약합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되고 나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른바 ‘아줌마 파워’가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한 어린아이가 성장함에 있어서 어머니보다 더 필요한 존재가 있을까요.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모든 자양분을 어머니는 가지고 있습니다. 자궁에서 열 달을 품을 때부터, 산고를 지나 태어난 아기를 품에 안을 때, 그리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 자리 마른 자리를 갈아 주며 돌보아줄 때, 아기의 작은 표정 하나에도 다함없는 사랑의 눈길로 바라볼 때, 어머니는 지상에 보내진 천사가 됩니다. 그런 건강한 천사의 손길에 의해 길러진 아이는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런 천사와도 같은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 자신이 아이들의 엄마라면 내가 정말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아 이 아이들에게 보내진 천사인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를 낳아보고 길러보지 않는 여성은 온전한 여성이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직 여성으로서 미완성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다 온전한 여성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엄마라는 멍에를 쓰게 된 미혼모들은 자신에게 이름붙여진 ‘엄마’라는 말이 가시처럼 목에 걸릴 것이고 평생 올무에 갇힌 느낌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모든 여성들은 결혼예식을 올리고 가정을 가진 후에 엄마가 되어 보면 그제야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성들이여 기뻐하세요! 여성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이 놀라운 경험들로 인하여 감사하세요. 잉태하는 기쁨, 해산하는 기쁨, 양육하는 기쁨을 진정으로 감사하세요. 그러면 여성에게 부여된 놀라운 축복을 누리며 기뻐하는 진정한 어머니, 진정한 여성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인도하는 부부치료 팀 중에서 곧 해산을 앞 둔 20대 후반의 여성이 있었습니다. 첫 아이라 설레기도 하지만 불안하고 두려워하기도 했습니다. 그 자매에게 해산의 축복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감사하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또한 두려움을 믿음과 사랑으로 떨쳐버리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해산의 고통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가를 늘 들어왔기 때문에 해산을 앞둔 여성들은 필요 이상의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고통의 강도는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두려움이 크면 클수록 실제로 몸이 느끼는 통증은 더욱 심해지게 됩니다. 심리적 공포는 신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지요. 사랑스러운 아기를 만난다는 기대와 소망은 어떤 공포도 다 녹일만한 힘이 있습니다.

얼마 전, 미혼모가 낳은 아기들을 돌보는 시설에 봉사하러 갔다오신 중년여성 한 분을 만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미혼모가 낳아 버린 갓난아기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설에서 자라게 되는데, 그 중에 서너 살 정도 된 아이들을 안아주려고 했다가 너무나 당황스러운 일을 겪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아이들은 그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는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입니다. 안기는 것을 원하지도 않았고 마치 통나무처럼 뻣뻣했다고 했다고 합니다. 기쁨이나 슬픔의 표정도 전혀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마치 감정이 전혀 없는 로봇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아직도 어린 그 아이들이 마치 인간이 아닌 로봇이라도 된 것처럼 사람을 향해 마음의 빗장을 닫아걸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서 영혼의 깊은 상처가 새겨진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밥만 먹여주고 사랑을 주지 않으면 온전하게 성장하지 못합니다. 그 사랑은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된다. 어린 아기 때는 계속해서 만져주고 쓰다듬어주는 스킨십이 정말로 필요합니다. 아기들은 육체적 터치를 사랑으로 느끼며 무럭무럭 자라게 됩니다. 갓난아기 때는 더 많은 사랑이 필요합니다.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한다고 방치해 둔다면 그 아이에게 필요한 사랑의 그릇은 텅 비게 되고 그것을 채우지 못하는 한 그 영혼은 늘 공허하여 자기를 알아주고 사랑해주는 그 어떤 것을 찾아 평생 방황하게 될 것입니다.

갓난아기들은 24시간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합니다. 엄마의 따뜻한 손길과 사랑이 가득한 눈빛, 부드러운 미소,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목욕을 시켜줄 때 맛사지를 해주고 계속해서 사랑의 말로 속삭여 주고, 엄마의 바람이나 기도를 들려주게 되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랍니다.

그런데 이런 손길을 받지 못하고 자라게 되거나 버려진 아이들, 혹은 부모가 있으나 방치된 아이들은 사랑을 먹지 못하여 물기없는 메마른 막대기 같은 영혼을 소유하게 되는데 그 텅 빈 자리는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채우기 어렵습니다.

어린 시절 충분한 사랑과 돌봄을 받지 못하면 다른 곳에서 그 공허함을 보상받으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이성 친구나 배우자에게서 그 사랑을 채우려고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성 친구나 배우자가 엄마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서 배우자에게서, 혹은 그 어떤 사람에게서 어린 시절의 허기를 채우려고 한다면,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배고파지게 되고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은 분노로 끓어오르게 됩니다. 배우자에게 허기와 결핍을 채우려고 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더 큰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상대방도 여전히 허기져서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의 돌봄과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린 시절에 받지 못한 사랑은 깊은 영혼의 상처가 되어 그 사람의 생애에 흉측한 무늬로 새겨지게 됩니다. 그 아픔 때문에 세계를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을 잃게 되기도 합니다. 자녀들에게 이러한 마른 막대기가 된 영혼의 갈증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은 우리들 내면에 고스란히 차올라 있습니다.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손을 내밀지 말고, 가족 누군가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아내 혹은 남편을 위해 자녀를 위해 손을 내밀어 주세요. 그 위대한 사랑의 힘이 진정한 치유를 이루고 가정과 자신에게 평화와 기쁨과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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