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 부식, 지붕 갈라져, 전선 끊겨

▲ 겉만 화려한 구례포해수욕장 화장실
유류피해지역 해수욕장 기반시설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조사 후 5억1천만 원을 들여 지은 화장실이 문을 열자마자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23일 원북면 황촌리에 위치한 ‘구례포 해수욕장’ 마을에 거주하는 김 모 씨의 제보가 들어와서 현장을 방문했다.

구례포 해수욕장은 태안에서 약 21km 떨어진 곳으로 북서쪽으로 향하다보면 학암포 해수욕장 옆에 위치해 있는 잔잔한 물과 양쪽으로 알맞게 펼쳐진 백사장, 그리고 ‘구멍바위’라는 이름과 함께 주변의 산과 숲이 문명에 때 묻지 않은 신선미를 안겨 주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 역시 2007년 12월 원유유출사고로 큰 피해를 입었으나 원주민과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복구된 후 최근 국토해양부의 유류피해지역 해수욕장 기반시설 공사비 5억1천만 원이 배당되어 화장실 3동, 음수대 3곳, 가로등 10곳이 설치되었다.

이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김 모 씨는 “구례포 해수욕장 내에 화장실이 지어져 20여일 전 완료되어 준공허가가 났는데 화장실 3동을 둘러보니 모두가 문제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례포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첫 번째 화장실의 문제점은 공유수면에 위치한 하천부지를 일부 복토하여 화장실 건축 대지면적으로 사용되었다”며 인근 사유지에 대한 특혜의혹을 제기하였고 “정화조 배관도 하천으로 직접 연결되어 사리 때(만조 시), 또는 백중사리(최고 만조 시) 해수의 역류가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화장실의 자재에도 문제가 있었다. 벌써부터 세면대 손잡이가 부식되어 벗겨져 있고 여자화장실은 안쪽이 훤히 다보였으며 외벽면에는 마무리 공사도 제대로 안됐는지 전선이 드러난 채 구멍이 뚫려 있었다.

제보자는 해수욕장 중간에 위치한 두 번째 화장실의 문제점으로 비가 오면 천장에서 빗물이 새고 있다며 비올 때 촬영한 동영상물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화장실 뒷면에는 급경사지인데도 불구하고 옹벽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위험해보였고 공사 전에 설치 사용되었던 이동식 화장실도 철거되지 않아 흉물스럽게 남아있었다.

이어 산 넘어 끝자락 세 번째 화장실의 문제점에 대해 제보자는 “바닥 기초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건물이 허공에 떠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는 벽이 군데군데 파여 있고 지붕이 갈라져 있었으며 전선도 끊긴 채 지붕에 매달려 있었다.

이러한 부실에 대해 구례포번영회 김 모 씨는 “처음 사업계획 설계부터 번영회 또는 마을주민 1명도 참여시키지 않은데서 비롯된 총체적인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공사가 시작되면서 군 관계부서에서는 지역주민 감독관으로 구례포번영회장 김 모 씨를 선임하였으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준공에 동의하지 않자 관계공무원이 사유서를 임의로 첨부하여 준공하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청 담당과장은 “부임받기 전 공사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국토해양부에서 조사가 이루어져 사업비가 책정되고 공개입찰로 착공하여 준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간지역에 위치한 화장실 천장에서 비가 새는 부분은 주민제보에 따라 즉시 보수했다. 현재 ‘하자’가 발생된 부분이나 문제점이 있으면 재조사하여 개선 또는 하자보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준공 20일도 채 안 돼 부식된 세면대 배관자재

▲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여자 화장실

▲ 훼손된 채 철거되지 않는 이동식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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