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용철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벧엘의집 원용철 목사
엊그제 쉼터에 계신 박 0 0 아저씨가 술에 취해 진료소로 찾아와서는 막무가내로 병원을 보내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진료소 이상영팀장에게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너무 한다며 한숨을 크게 내쉰다. 그리고는 잠시 팀장과 고성이 오가더니 웃옷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와서는 이제는 나에게 시비를 건다. “원목사 그럼 안돼, 이젠 많이 컸구만”하며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눈물을 흘리며 울다가, 다시 병원에 보내달라고 애원하기도 하고, 자신의 화려한 과거사를 끄집어내면서 조용히 살고 싶은데 상황이 안 도와준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하는 등 한참을 그렇게 횡설수설을 하다가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갑자기 카네이션을 내밀며 “목사님을 위해서

두 다리는 퉁퉁 부어 있고 온 몸에는 피부병에 걸렸는지 붉은 반점이 촘촘히 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다리는 언제부터 부어오르기 시작했으며, 반점은 가려운지 아닌지 증상을 물어 보았다. 그러자 증상에 대해서는 대답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다시 병원에 보내 달라고 떼를 쓴다. 이렇게 한참을 실랑이를 하다가 갑자기 목사님 변했어요 라며 소리를 지른다. 예전에는 아프다고 하기만 하면 병원에 데려

그래 원 목사는 많이 변했다. 그 분의 말대로 예전에는 무작정 도와주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어떤 요구만 하면 그 즉시 그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애를 썼다. 박 0 0만 해도 쉼터를 몇 번 들락날락 했는지 모른다. 심지어 야베스공동체에서 일을 하다가 그만 둔 것도 두 번인가, 세 번인가 된다.

그 뿐이랴 위궤양 때문에 한 참을 치료 받았고, 피부병 때문에도 치료를 받기도 했고, 정신적인 문제도 있어서 치료를 받는 등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마음을 준 사람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온 몸에 난 반점도, 다리가 부어 있는 것보다 술이 더 문제이다. 그러기에 당장 아픈 것은 치료되어야 하지만 더 근원적인 치료가 없이는 늘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할 것이 뻔하다.

박 0 0 은 고아 출신으로 대전의 모 보육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성인이 되어서는 교도소를 제 집 드나들 듯이 했던 세상의 상식적인 눈으로는 쓰레기 같은 삶을 산 사람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바로 벧엘을 찾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런 좌절과 삶에 무게에 측은지심으로 원하는 도움을 해결해 주었다.

이렇게 우선 치료해 주고, 생활할 거처를 마련해 주고, 일자리를 제공해 주면 조금은 절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바뀔 줄 알았다. 그러나 이들의 대부분은 그런 원 목사를 원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아무 조건 없이 해결해 주는 마술램프 속의 지니를 요구한다. 언제까지 그들의 지니가 될 수 있을까?

처음 벧엘의 꿈은 이것은 아니었는데.... 잠자리를 해결하고, 먹거리를 해결하고, 치료를 해 주는 것은 절망과 좌절을 딛고 일어서기 위한 준비에 불과한 것이었는데... 그래서 야베스공동체를 출발시켰고 야베스를 통해 버려진 삶이 새롭게 거듭나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것인데 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삶에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변해야 한다.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라는 말

막무가내로 자신의 지니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시어머니처럼 사사건건 간섭하고 삶의 변화가 없으면 때론 고통스럽더라도 참아내도록 해야 한다. 이런 결단이 쉬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변화를 위해 아픔을 참고 기다려야겠다.

벧엘의집 원용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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