벧엘의집 원용철 목사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아기곰은 아이 귀여워 으쓱으쓱 잘한다.

처음 말을 배우는 아이들이 가족 앞에서 귀여운 율동과 함께 잘 부르는 동요이다. 이 동요처럼 벧엘의집에도 세 곰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네 곰인데 이 0 0, 김 0 0, 김 0 0, 그리고 조부활 목사님이다. 이들이 곰으로 불리게 된 것은 몸집이 뚱뚱하다는 것이다.

그 중 첫 번째 곰이 벧엘의집을 떠나게 되었다. 아니 한 곰만 남고 모두 벧엘의집을 떠나 버렸다. 한 곰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생계급여를 받는 국가공무원이 되었고(국가로부터 급여를 받으니 이곳에서는 흔히 생계급여자를 국가공무원이라고 은어로 부른다), 한 곰은 한 직장에서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는 습성이 있는데 이번만은 3개월을 넘기겠다고 다짐하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 곰, 이번에 일자리를 구해 떠나는 곰이다. 그는 원래 대형 트레일러를 운전하던 분이다.

젊은 시절 차도 구입!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지만 졸음과 싸워야 하고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벗어보려고 시작한 도박이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어 끝내는 차까지 빚 때문에 넘어가고 지금의 신세가 된 분이다.

처음에는 나름대로 야베스공동체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지냈지만 이번에는 도박중독이 아닌 게임중독에 빠지면서 야베스에서도 나오게 되었다.

꽤 긴 시간을 돈이 생기면 PC방에서 끼니도 거르고 게임에 빠져 지내다가 돈이 떨어지면 다시 쉼터로 돌아와 몸을 추스르고 며칠 막노동을 통해 돈이 마련되면 PC방으로 가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큰 결단을 하고 영천에 있는 공사현장의 살수차 운전기사로 가게 된 것이다.

한참을 방황하다가는 찾아와 다시 마음잡고 일할 테니 야베스에 보내달라는 부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몇 번의 야베스를 오가는 과정에서 이번은 잘 할테니 보내달라는 말을 듣고도 차일피일 미루면서 정말 잘 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취업이 되었다는 것이다.

일터로 떠나기 전날 날 찾아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연결되어 이번만은 잘 해보겠다는 다짐을 수없이 하고 떠난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무탈하고 지금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함께 기도했다.

이번만은 꼭 이겨냈으면 좋으련만, 때론 포기하고 싶은 유혹과 시련이 와도 곰처럼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정말 곰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마음잡고 일을 시작했으니 그만두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는 잘 버텨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계획도 세우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어둠을 벗겨내고 새로운 삶을 살아 가주길...

벧엘의집 원용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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