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정신이 없네요.
이것저것 처리하다 편지가 좀 늦었습니다.

어젯밤 11:40에 SBS에서 남자에게 "명문대를 나온 재원"이라고 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재원'은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를 뜻합니다.

아침에 북한이 또 뚱딴지같은 이야기를 했네요.
며칠 전에 '뚱딴지'가 뭐라는 것을 말씀드렸는데요. 애자와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애자가 바로 뚱딴지입니다.
애자는 일본에서 온 한자어로 국립국어원에서 '뚱딴지'로 다듬었습니다.

요즘 제 일터에 자리이동이 있습니다.
실은 설 전에 인사가 있을 것 같았는데, 높으신 분들의 결심을 얻지 못했었는지 조금 늦어졌네요.
우리말에 예탐(豫探)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리 탐지한다는 뜻이죠.
이 말이 바뀌어 '여탐'이 되었고,
"무슨 일이 있을 때 웃어른의 뜻을 알고자 미리 여쭘"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어르신의 지혜와 경험을 빌리는 것이죠.
말 뿌리는 예탐이라는 한자이지만 여탐으로 바꿔 우리 민족의 얼을 담은 다면 그 또한 멋진 우리 고유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벌써 주말이고 2009년 한 달이 다 갔습니다.
세월이 이렇게 빠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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