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족산성 이어 성벽 가장 잘 남아 있어…백제가 축성 나말여초서 개축 추정

▲ 대전시 기념물 제16호인 안산동 산성은 계족산성을 제외하고, 대전 지역 산성 가운데 성벽이 가장 잘 남아 있는 산성이다. 대전시 기념물로 지정돼 있지만, 대전과 세종시, 충남 공주군에 거의 비슷한 규모로 걸쳐있는 특징이 있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안산동산성은 대전 분지의 서쪽을 남북 방향으로 차단하는 우산봉(雨傘峰) 자락이 꺾이면서 동서 방향으로 뻗은 길마재산 능선이 시작하는 지점의 해발 227m 봉우리 주변에 축조돼 있다.

안산동에서 공주 반포면으로 통하는 성고개가 이 성의 바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대전에서 북쪽과 서쪽으로 통하는 길목을 높은 곳에서 감시하기 위해 축성했음을 잘 알 수 있다.

안산동산성은 대전시 문화재인 기념물로 지정했지만, 실제로는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 공주군에 거의 비슷한 규모로 걸쳐있는 독특함도 갖고 있다.

산성의 평면 형태는 삼각형에 가깝다. 대략 그 꼭지점에 해당하는 곳에 문이 있다. 안산동 산성 성벽의 전체 길이는 약 600m 정도며, 계족산성을 제외하면 대전의 산성 가운데 성벽이 가장 잘 남아 있는 산성이다.

성벽은 서문지 부근에 특히 잘 남아 있는데 전체 성벽의 높이는 약 5m고, 성 내부에서 보면 지표면 보다 1.5m 가량 높게 남겨져 있다.

성을 쌓은 기법은 성의 상부와 하부가 각기 다르다. 남벽의 경우 하부 3~4단은 방형(方形)의 성돌을 거의 평행하게 쌓은 전형적인 백제 축성법인 반면, 상부는 각 층이 평행하지 않고 곳곳에 쐐기돌을 채워가며 거칠게 쌓았다.

또 대부분 구간이 한쪽면만 돌을 쌓아서 만든 편축(片築) 방식인 것에 비해 지표면보다 높게 쌓여진 성벽은 성 내외부 모두 돌을 쌓아 만든 협축(夾築)으로 축성했다.

성내에서는 백제 시대와 나말여초(羅末麗初)의 토기와 기와 조각이 발견돼 백제가 처음 성을 쌓고 후대인 나말여초에 개축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 내부의 높은 지역에는 비교적 넓고 평평한 지형이 있어 장수가 병사를 지휘했던 장대지(將臺址)로 보고 있다.

성의 남서쪽으로 연결하는 능선의 최고봉인 우산봉에는 돌로 쌓은 원형의 보루(堡壘)가 남아 있으며, 보루 주변에서 백제와 나말여초 시기의 토기 조각 등이 확인돼 백제 시대에 만들어진 안산동산성과 연계되는 보루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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