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화폐 사용하며 깎아 달라 주장…소비 침체 속 어려움 당분간 지속 전망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코로나 19로 큰 피해를 입어 힘겨운 소상공인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체리 피커로 그 힘겨움이 두배가 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일부 음식점에서 코로나 19 상황 타계를 위해 포장 음식 가격을 카드와 현금에 차이를 두면서 지역 화폐를 현금으로 주장하며 현금가 결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 중구에서 배달 전문 피자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얼마 전 겪은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한 손님이 피자를 포장 주문한다고 미리 연락을 해 음식을 다 만들었더니 지역 화폐를 내밀며 "화폐니까 할인 받을 수 있는 현금가로 해 달라"란 말을 들어서다. B 씨는 결제를 거부하자니 만든 피자가 아깝고, 코로나 19 때문에 장사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된 현금가를 받았다.

지역 화폐 가운데 하나인 온통대전은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화폐'에 방점을 찍고 현금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그 이유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현금으로 받아야 할 금액을 카드로 결제할 경우 카드 결제에 따른 카드·VAN 등 수수료를 모두 지불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소비자는 지역 화폐를 현금이라고 주장해 업주가 이를 받아 들이면 보다 저렴한 금액에 구입하는 것은 물론, 지역 화폐 캐시백까지 돌려 받을 수 있다.

체리 피커는 '케이크 위에 얹어진 체리만 집어먹는 행위'라는 뜻으로 어떤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가운데 인기 있는 특정 요소만을 골라 경제적으로 취하려는 소비 현상을 뜻한다.

최근에는 이보다 의미가 더 확장돼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는 부분은 버리고, 자신이 정확하게 원하는 부분만 취하는 행위'까지 의미하기도 한다.

이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지 않으면 되지만, 최근 코로나 19로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고 수익이 예전보다 크게 줄어 예전처럼 결제를 거부하는 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지난 달 소비자 심리 지수는 전월보다 6.6포인트 하락한 91.3으로 나타났다. 기준치인 100을 넘지 못하면서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중이다.

대부분의 체리 피커가 어르신이란 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원인 가운데 하나다.

물론 젊은 소비자 가운데도 체리 피커가 있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어르신의 경우 무작정으로 원하는 바를 얘기하고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막무가내로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이들이 추후 같은 일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은 만연한 감염병으로 줄어든 수익을 최대한 메우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해 눈을 감지만, 선례가 남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좀처럼 경기가 급격하게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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