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건축물 보호·활용 근거 마련…이사동에 유교 전통 의례관 조성 계획

▲ 대전시가 충청 유교 문화권 사업 거점 공간으로 유교 전통 의례관을 조성할 예정인 동구 이사동 유교 민속 마을 전경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신축년인 올해 대전시 문화 유산 정책 표어는 포용하고 함께하는 문화 유산 도시 조성이다.

과거 문화재 정책의 핵심은 지정 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엄격한 물리적 보존에 있었지만, 지금은 보존과 함께 문화재의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다양한 정책 사업이 문화재 업무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는 올해 문화재 분야 정책 방향과 관련 사업 추진에 문화재 활용 가치 요구 등 시대적 흐름을 반영했다.

우선 올해부터 대전시 등록 문화재 제도를 처음으로 실시한다. 등록 문화재는 지정 문화재와 달리 소유자의 자발적인 보존 의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용을 보장하는 유연한 보호 제도다.

최근 지역 현안으로 떠오른 동구 소제동 철도 관사촌을 비롯해 레트로 열풍을 타고 시민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특이한 외관의 1950~60년대 근현대 건축물의 보호와 함께 다양한 활용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 것에 의미가 있다.

시는 2018년도부터 도시 기억 프로젝트라는 지역의 다양한 근현대 문화 유산의 조사와 기록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전국에서 최초로 재개발 지역 3D 스캐닝 작업을 시도했고, 한국 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 전쟁기 피난민의 생활 공간인 중앙 시장 해방촌의 건축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는 도시 재생 사업으로 곧 철거가 이뤄질 대전역 앞 쪽방촌을 그 대상으로 삼을 예정이다.

또 오랫동안 지역 사회에 관심을 받아왔던 동구 이사동 유교 문화 유산과 산성(山城) 관련 사업 역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이사동은 송촌동과 함께 지역의 대표적인 사족(士族)인 은진 송씨의 집성촌으로 한때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의 등재를 검토했을 만큼 보존 가치와 활용 가능성이 높아 지역 사회 안팎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시는 충청 유교 문화권 사업의 거점 공간으로 이사동에 유교 전통 의례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변의 수려한 자연 경관과 접목해 자연, 생태, 농촌 체험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토지 매입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실질적인 건립 공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2012년부터 추진한 계족산성 종합 정비 사업도 계속 진행한다.

올해는 월평동 산성 등 지역 7개의 산성과 보루 등의 산성 종합 정비 계획 용역도 함께 추진해 산성을 활용한 역사문화 관광 자원 구축을 통한 '산성의 도시, 대전'으로 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더불어 그 동안 딱딱하고 어려운 한문으로 표기한 문화재 안내판을 알기 쉽고 정확한 우리말로 교체해 나가는 사업과 노약자와 장애인의 문화재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문화재 주변 무장애 시설을 확충 보완해 나가는 생활 밀착형 사업도 꾸준히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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