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해자 금속 활자본·목판 완질본…역사·문화사 등 가치 탁월 인정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문화재청이 고려 시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자료인 고려사(高麗史)의 가치를 평가해 처음으로 보물 지정을 예고했다.

이번 고려사의 보물 지정 예고는 삼국사기(三國史記), 삼국유사(三國遺事), 조선왕조실록 등 우리나라 고대와 조선 시대사 관련 중요 문헌이 모두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상황에서 그동안 고려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사서인 고려사 역시 국가 지정 문화재로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새롭게 역사·학술·서지적 가치를 검토한 결과다.

고려사는 당대인 고려 시대에는 정식으로 편찬된 적이 없고, 조선 시대인 15세기에 이르러 옛 왕조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을 목적으로 처음 간행을 시작했다.

모두 139권으로 편찬된 고려사는 세가(世家) 46권, 열전(列傳) 50권, 지(志) 39권, 연표(年表) 2권, 목록(目錄) 2권으로 구성돼 있다.

1455년 세조 1년 을해자(乙亥字)로 간행된 금속 활자 판본과 그 뒤 중종 연간(1506~1544) 을해자 판본을 목판에 다시 새겼다.

그러나 현재 1482년 성종 13년에 을해자로 간행한 판본, 1613년광해군 5년에 을해자본을 번각해 새진 목판본의 초간본, 1613년에 을해자본을 번각한 목판본의 후쇄본이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대상은 현존 고려사 판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을해자 금속 활자본과 목판 완질본(完帙本)으로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연세대학교 도서관, 동아대학교 석당 박물관 등 모두 3개 소장처에 보관된 6건이다.

이들 6건은 고려의 정사(正史)로 고려의 역사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천 사료라는 점, 조선 초기에 편찬됐지만 고려 시대 원사료를 그대로 수록해 사실 관계 객관성과 신뢰성이 뛰어나다는 점, 고려의 문물과 제도의 풍부한 정보를 수록했다는 점 등에서 역사·문화사·문헌학적 가치가 탁월하다는 가치를 인정했다.

특히 해당 판본들은 현재까지 전해진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이자 목판 번각본이라는 점에서 서지적 가치 역시 높게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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