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복지문회위, 축제 장소 이전 안되자 예산 전액 삭감

▲ 천안시의회 복지문화위원회가 15일 상임위 예산안 심사에서 천안흥타령 춤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해 예결위에 넘겼다.

[ 시티저널 이명우 기자 ] 천안시의회 복지문화위원회 소속 불당동 지역구의원들이 축제 장소 이전을 요구하다 반영되지 않자 예산을 전액 삭감해 대한민국 대표적 지역축제의 하나인 천안 흥타령 춤축제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흥타령의 역사성과 천안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삼거리 공원에서 축제를 열어야 한다는 시와 축제 장소를 이전하지 않을 경우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시의회가 충돌했기 때문이다.

천안 흥타령 춤축제는 정선아리랑 등과 더불어 역사성을 지닌 지역명을 사용하는 대표적 민요를 바탕으로 한 축제다. 하지만 천안시는 지난 2018년 천안삼거리 공원명품화 사업을 빌미로 천안삼거리 공원에서 치러지던 축제의 장소를 2019년 이후 다른 장소에서 치르기로 했던 것.

이에 따라 시청 인근의 체육공원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시는 흥타령 춤축제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삼거리 공원 명품화 사업 공사 진척 사항에 따라 삼거리 공원에서 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개최장소를 체육공원으로 한정하지 않으면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는 시의회는 생각을 달리했다.

지난 10일 천안시의회 복지문화위원회는 흥타령춤축제를 체육공원에서 개최하지 않을 경우 예산 전액 삭감을 예고했고 실제로 15일 시가 요청한 예산을 전액 삭감해 예결위로 넘겼다.

앞선 10일 복지문회위 예산안 심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선홍 의원(불당동)은 “흥타령 축제의 행사장을 체육공원으로 할 경우 100% 예산을 통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100% 삭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같은 당 이종담 의원(불당동)도 김 의원의 의견에 동조하며 시를 압박했다. 결국 15일 열린 상임위에서 흥타령 춤 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해 내년도 흥타령춤축제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춤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한 시의회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시민들이 겪는 절실함’을 강조하며 흥타령 춤축제 예산 전액 삭감 소식을 알렸다.

김월령 복지문화위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시민들의 일상 안정과 침체된 지역경제회복을 위해 불요불급한 축제와 체육행사 예산을 삭감한다” 며 “긴급생계비 지원, 대출이자 지원, 임대료 직접 지원 등에 예비비를 사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결국 코로나와 민생경제로 포장됐지만 2003년 시작해 국제적 명성을 얻어가며 대한민국 명품축제로 자리매김해 가던 천안흥타령 춤축제가 다수당의 횡포에 가까운 지역이기 앞에 사라질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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