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시대 다양한 유구 확인…제작 연대·시기, 제작자 확인 자료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문화재청 국립 부여 문화재 연구소가 충남 부여 부소산성 긴급 발굴 조사에서 백제~통일 신라 시대 성벽, 와적기단(瓦積基壇) 건물지, 집수 시설을 비롯해 '을사년(乙巳年)', '북사(北舍)' 글씨가 새겨진 토기 등 중요 유물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올 7~8월, 부소산성 내에 너비 1m, 깊이 0.8m의 재난 방재 관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성벽, 건물지, 추정 집수 시설 등 유구 존재를 확인해 국립 부여 문화재 연구소가 긴급 발굴을 하면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부소산성 내 평탄지가 존재하는 군창지 구간, 사자루 구간, 궁녀사 구간 등에서 백제 시대 다양한 유구을 확인했다.

군창지 구간에서는 백제 중요 유적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는 와적기단을 갖추고 둥근 모양으로 잘 다듬은 초석을 사용한 위계 높은 건물지가 발굴됐다.

사자루 구간에서는 백제~통일신라 시대 성벽, 굴립주 건물지, 사각의 초석을 사용한 건물지 등을 조사했고, 궁녀사 구간에서는 집수 시설을 확인했다.

특히 궁녀사 구간 집수 시설에서는 '乙巳年', '北舍'라는 글씨가 새겨진 토기, 중국제 자기, 칠기 등 중요 유물과 함께 수백 점이 넘는 백제 사비기 토기가 함께 매몰돼 있었다.

출토한 백제 시대 토기는 완형에 가까운 기대(器臺), 보주형(寶珠形) 뚜껑, 전달린 토기의 비중이 높았다. , 7세기 신라 병형 토기도 출토됐다.

주요 출토 유물인 '乙巳年' 명문 토기에는 '乙巳年三月十五日牟尸山菊作'(을사년삼월십오일모시산국작)이라는 14자의 명문이 쓰여 있다. 그 내용은 을사년 3월 15일 모시산 사람 국(菊)이 만들었다'로 해석돼 토기의 제작 연대를 645년과 제작지로 예산·덕산을 추정할 수 있고, 제작자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함께 출토된 '北舍'명 토기는 백제 사비 왕궁 지구인 관북리 유적, 익산의 왕궁리 유적, 익산 토성과 같이 왕실과 관련 있는 중요 유적에서 출토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달 11일 문화재청과 국립 문화재 연구소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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