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탈 관련 건축 등…보존 관리 방안 기초 자료 활용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문화재청 국립 완주 문화재 연구소가 이달부터 일제 강점기 경제 수탈과 관련한 건축과 인문 환경 학술조사에 착수한다.

첫 번째 대상 지역으로 비교적 보존 상태가 양호한 전북 정읍시 화호리 마을로 정했다.

현재 화호리에는 일제 강점기에 이 일대에서 대규모 농장을 경영했던 일본인 농장주 구마모토 리헤이(熊本利平)와 다우에 타로(田植太郎), 니시무라 타모츠(西村保) 등과 농촌 보건 위생의 선구자로 불리는 쌍천(雙泉) 이영춘 박사와 관련된 가옥과 창고, 당시 사용하던 사무소, 병원 등 당대 건축물이 다수 남아 있다.

그러나 보존 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어 미래 세대 역사교육을 위한 자료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립 완주 문화재 연구소는 앞으로 2년 동안 전북도, 정읍시와 협력해 정읍 화호리 근대 역사 공간을 건축, 조경, 농업, 인문, 민속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종합 학술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에 결과물을 연구 보고서로 공개해 전북 지역 농촌 수탈사의 교육과 체계적인 보존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국립 완주 문화재 연구소에 따르면 정읍 화호리 일대는 과거부터 마을 주변에 평야가 펼쳐져 있어 먹을 것이 풍부했고, 정읍·김제·부안으로 가는 교통의 요지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일제의 경제 수탈 정책에 다수의 일본인이 이곳으로 이주해 대규모 농장을 세웠으며, 군산항을 통해 이 곳에서 생산한 막대한 양의 쌀을 일본으로 유출하는 수탈의 역사가 서린 곳이 됐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