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심흥선 교수 연구팀…차세대 양자 정보 소자 개발 활용 전망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KAIST 물리학과 심흥선 교수 연구팀이 금속과 반도체 안에서 불순물의 자성을 양자 역학적으로 가리는 스핀 구름의 존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50년 동안 입증되지 않아 논란이 있던 스핀 구름의 존재를 밝힌 것으로 향후 차세대 양자 정보 소자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도체나 반도체 내의 잉여 전하는 주위 자유 전자의 전하 구름에 가려진다. 이와는 근본적으로 원리가 다르지만, 도체나 반도체 내 불순물이 스핀을 가질 때 이 스핀은 주위의 자유 전자에 의해 생성된 스핀 구름에 의해 가려진다고 알려져 있다.

콘도 효과(Kondo effect)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 발현되는 양자 역학적 현상으로 대표적 자성 현상이다.

콘도 효과의 여러 특성은 대부분 규명됐지만, 스핀 구름의 존재가 입증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지난 50년 동안 다양한 시도가 꾸준히 있었지만, 스핀 구름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스핀 구름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의 논쟁이 있었다.

스핀 구름이 다양한 자성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에 스핀 구름을 발견하고 제어하는 것은 관련 학계에서 성배를 찾는 것과 같은 정도의 중요성으로 비유됐다.

심 교수 연구팀은 일본 이화학 연구소와 홍콩 성시대학의 연구진과 공동 연구로 콘도 스핀 구름을 최초로 발견했다. 발견한 스핀 구름의 크기는 마이크로미터(10-6 미터)에 달한다.

연구팀은 스핀 구름을 전기 신호를 이용해 관측하는 방법을 2013년에 선행 연구로 제안한 바 있다. 이 선행 연구에서는 전기장을 스핀 구름 내부에 가한 경우와 외부에 가한 경우에 각각 서로 다른 전류가 발생함을 예측했고, 이를 이용해 스핀 구름 공간 분포의 관측을 제안했다.

심 교수 연구팀의 제안에 따라 일본 이화학 연구소와 홍콩 성시대학의 연구팀은 양자점을 이용해 반도체에 불순물 스핀을 인위적으로 생성하고, 생성된 불순물 주변에 서로 다른 여러 곳에 전기장을 인가할 수 있는 양자 소자를 제작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100mK의 낮은 온도에서 관측된 소자의 전기 신호를 심 교수 연구팀에서 분석한 결과 발견된 스핀 구름의 크기와 공간 분포는 이론 예측과 일치했고, 그 크기는 수 마이크로미터로 확인됐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홍콩 성시대학(City University of Hong Kong)과 공동으로 수행하고 KAIST 물리학과 심정민 박사 과정 학생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3월 12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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