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박주용 교수 연구팀…추출 코드워크에 네트워크 과학 적용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KAIST 문화 기술 대학원 박주용 교수 연구팀이 네트워크 과학과 빅 데이터에 기반해 인간의 문화·예술 창작물의 혁신성과 영향력을 계산하는 이론 물리학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알고리즘을 통해 클래식 음악가의 창작물의 창의성, 혁신성을 계산해 음악의 발전에 베토벤이 끼친 영향력을 수치적으로 규명하고, 후기 낭만파 시대의 거장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한 대표적 예술가임을 밝혀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1700~1900년 사이에 작곡된 서양 피아노 악보에서 동시에 연주되는 음정으로 만들어진 코드워드(codeword)를 추출하고, 이론 물리학의 한 분야인 네트워크 과학을 적용했다.

그 뒤 작품 사이의 유사도를 측정해 작품이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각 작품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또 후대의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통해 창의성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현대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핵심적 음악 스타일이 확립된 200년에 걸쳐 음악 창작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바로크·고전기 대표 작곡가인 핸델과 하이든, 모차르트를 거쳐 고전-낭만 전환기 이후 베토벤이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작곡자로 떠오르고, 베토벤의 영향을 받아 리스트와 쇼팽 등 낭만기의 거장이 등장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은 사후에도 100년 가까이 최고의 영향력을 유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후기 낭만파의 거장인 라흐마니노프가 과거의 관습은 물론, 자신의 작품에서 차별화를 끊임없이 시도한 최고의 혁신적 작곡가였음을 밝혀내기도 했다.

코드워드에 기반한 네트워크에서 음악의 창의성을 계산해내는 이 알고리즘은 낱말, 문장, 색상, 무늬 등으로 만들어진 문학 작품이나 그림, 건축, 디자인 등의 시각 예술의 창의성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의 알고리즘은 예술 작품의 빅 데이터에서 창의성을 직접 계산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창작 콘텐츠의 우수성을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도흠 박사 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스프링어-네이처(Springer Nature) 그룹의 데이터 과학 전문 학술지인 EPJ 데이터 사이언스(EPJ Data Science) 1월 30일 자 온라인판에 게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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