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주민 반발 이어져…제노포비아와 님비 현상의 종합 분석

▲ 29일 충남 아산 경찰 인재 개발원 인근 주민들이 트랙터 등으로 도로를 봉쇄하고, 정부의 중국 우한 교민 임시 수용 시설 철회를 촉구했다. / 사진=아산 유명조 기자

[ 시티저널 허송빈·유명조 기자 ]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폐렴으로 한국으로 귀국하는 현지 교민의 임시 수용 시설을 두고 충청권 정치권과 해당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우한 교민이 외국인이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폐렴의 영향으로 귀국하는 교민을 사실상 외국인으로 보고 이를 혐오하는 제노포비아(xenophobia)가 확산되면서 사회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폐렴이 확산되면서 이유 없이 특정 국가 출신에게 혐오를 드러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어떤 시설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시설이 들어섰을 때 끼치는 여러 위해 요소로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꺼리는 님비(Not In My Back Yard) 현상이라는 지적과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정치권의 반응이다.

자유한국당 이명수(충남 아산갑) 의원과 이은권(대전 중구) 의원은 각각 충남 아산 경찰 인재 개발원의 보호 시설 선정과 대전 침산동 청소년 수련 마을의 수용 시설 결정에 반대한다고 철회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천안 지역 정치권의 반발은 의외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4·15 국회 의원 총 선거 예비 후보자와 함께 치러지는 천안시장 보궐 선거 예비 후보자들이 소속 정당을 떠나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시 수용 시설 입지로 예정된 지역의 주민 반발은 행동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충남 천안·아산, 충북 진천 주민들은 트랙터와 경운기 등을 동원해 도로를 봉쇄하고, 우한 교민의 지역 수용을 반대했다. 주민 의견 수렴이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다른 지역으로 떠나라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권과 주민의 우한 교민 수용 시설 반대는 공포의 확산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14세기 유럽 전역에 흑사병과 대기근으로 인구의 30%가 사라졌다. 사회적 소수자에게 그 책임을 묻는 마녀 사냥이 유행했고, 이는 곧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흑사병 보다 공포가 더 무서웠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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