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함께 이룬 두 번째 신화

[ 시티저널 안희대 기자 ] 대전문화재단(대표이사 박만우)은 지난 12월 10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펼친 대전시무형문화재 제22호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 윤초 고향임 명창의 동초제 춘향가 8시간 완창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오후 1시 30분부터 군산대학교 최동현 교수의 동초제 춘향가 해설을 시작으로, 10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공연을 감상한 서한범 단국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번 완창 무대에서 고향임 명창이 보여준 소리의 세계나 아니리, 특히 연기력을 발휘한 발림 등은 청중을 웃고 울리는 감동을 주었다.”며,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일어서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가 안내해주는 소리의 세계로 깊이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완창 공연을 마친 고향임 명창은 “이번 공연의 미비한 부분을 다시 공부해서 보완하겠다.”며, “지금 60대 중반이니, 70세에 다시 완창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제자들을 가르치는 생활이 바로 저의 연습이고, 소리 연습이 바로 저의 생활”이라고 판소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최혜진 목원대학교 교수는 “판소리는 긴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놓아가며, 관객들을 울리고 웃기며, 해학과 골계로 청중을 사로잡으면서 때로는 인생의 질곡을 비장하게 수놓아 손수건을 찾게 만든다.”며, “춘향이와 이 도령이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며 곡절을 겪어 다시 해로하는 그 과정을 어디 한두 마디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고수와 둘이 북 하나를 사이에 두고 8시간을 끌고 가야하는 것이 바로 춘향가 완창”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완창이 성공한 데에는 8시간 동안 함께한 관객들의 추임새도 한 몫을 했다.”며, “귀명창이 사라진 시대, 진정한 노력과 실력을 축하하고 품평해줄 수 있는 관객들의 존재는 명창의 탄생만큼이나 중요하고 반갑다.”라고 전했다.

한편 고향임 명창은 2009년 9시간에 걸쳐, 동초제 춘향가 완창을 이룬 바 있다. 2009년 당시 고향임 명창은 53세였는데, 10년 만에 국립국악원에서 최고령과 최장시간의 완창을 기록하며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된 것이다.

2019년 동초제 춘향가는 고향임 명창이 가장 정통적인 소리 내력을 이어간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인간문화재 지정 이후 쉼 없는 노력과 득음의 과정을 거친 그의 노력은 분명한 성음과 노련한 무대 장악력으로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박만우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준비한 무형문화재 특별공연으로 고향임 명창이 동초제 춘향가 8시간 완창발표회를 성공리에 마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무형유산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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