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가입자 2만 2081명 중 34%인 7488명이 농협 임직원

[ 시티저널 성희제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소재·부품·장비업체를 위해 농협이 출시한 펀드를 농협직원들이 대거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엔에이치아문디자산운용(NH-Amundi)이 출시한 ‘아문디 필승코리아펀드’의 수탁고는 9월 30일 기준 873억원에 달했다.

초기운용자금 300억원을 제외하면 두 달여 만에 573억원이 조성된 것으로 농협은행은 이중 절반 정도인 245억원을 팔았다.

판매 고객수로 보면 총 2만 2081명이 가입했는데 이중 34%에 해당하는 7488명이 농협 임직원이었다.

가입 금액으로 보면 27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11%를 차지하는데 일반 직원들이 펀드를 매입하다보니 소액위주로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이렇게 농협은행 판매고객의 3분의 1이 소속 직원들이다보니 농협의 강매 내지는 눈치 주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아문디 필승코리아펀드’는 판매개시 열흘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농협은행 본점을 찾아서 ‘착한펀드’라며 5000만원을 가입했고, 이후 ‘문재인펀드’, ‘애국펀드’라는 별칭이 생겼다.

문 대통령을 시작으로 기재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과 이해찬 대표 등 여당 관계자들이 줄줄이 가입하기도 했다.

대전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한 현역의원이 펀드 가입 일정을 알리며 한 농협직원이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대기하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다른 농협에서 펀드에 가입해 안도의 한숨을 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부여당이 밀고, 농협 임직원들이 가입에 동원된 것을 보며 ‘관제펀드’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김태흠 의원은 “마늘․양파 파동 때 ‘농산물수출지원펀드’나 돼지열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돈기업 지원 펀드’를 만들어야 할 농협이 관제펀드 조성에 동원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금융이 정치에 이용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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