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장 두 과와 인장함 일습…제주도의 과거 국제 교류 위치 밝힐 계획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국립 해양 문화재 연구소가 올 4월부터 6월까지 국립 제주 박물관과 공동으로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인근 해역을 조사한 결과 국내 최초로 중국 남송(南宋)대 인장 두 과(顆)와 인장함을 일습(一襲)으로 발굴했다.

두 과의 인장과 인장함은 해저에 있는 바위 사이 모래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인장은 선박에 타고 있던 상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두 과 모두 재질은 목재다.

이 중 한 과는 정사각형 도장 몸체인 인신 위에 단순한 형태의 인뉴가 있다.

인면(印面)에는 '謹封(근봉)'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근봉은 '삼가 봉한다'는 의미로 서신을 발송할 때 봉투에 찍거나, 물건을 포장하고 그 위에 찍는 용도로 추정한다.

인면에 새겨진 글자 획 사이에는 붉은색 인주까지 일부 남아있는 상태다. 우리나라 인장 가운데도 '근봉'이 있지만, 조선 시대 것들이다.

다른 한 과의 인장은 인면에 문양이 새겨져 있다. 중국 학계의 분류에 따르면 길상 무늬를 새긴 초형인(肖形印)에 해당한다. 

문양은 크게 위아래로 구분할 수 있으며, 상부는 동전 모양으로 추정되지만 명확하지 않고, 하부는 불분명하다.

인장함은 조각으로 발견해 원래 형태를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사각형 몸체에 뚜껑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성분은 납과 주석이다.

연구소는 제주 신창리 해저 발굴 결과를 기존 조사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 제주 박물관과 공동으로 발굴 보고서를 작성하고 공유할 계획이다.

또 신창리 해역을 추가 조사하는 한편, 두 기관이 협력해 제주도 모든 해역의 수중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제주도가 과거 국제 교류 상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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