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UNIST 공동 연구팀…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개념 물질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KAIST 생명 화학 공학과 김지한 교수와 UNIST 화학과 문회리 교수 공동 연구팀이 컴퓨터 설계를 기반으로 한 이론적 디자인으로 새로운 다공성 복합 재료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복합 물질은 각각의 특성을 동시에 지니면서 융합된 새로운 성질을 나타낼 수 있어 촉매, 기체 저장·분리, 센서, 약물 전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금속 유기 구조체(MOF)는 다양한 금속 이온 집합체와 유기 리간드로 구성된 화합물의 일종으로 나노 수준의 기공을 갖는 결정성 물질이다.

금속 유기 구조체는 각 구성 요소의 다양성 덕분에 지난 20년 동안 약 8만개 이상의 구조가 실험으로 합성됐다.

금속 유기 구조체는 표면적이 매우 넓고 기공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기존의 제올라이트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다공성 물질이기도 하다.

최근 금속 유기 구조체를 다른 소재와 혼합해 기능을 다양화하거나, 한 가지 물질의 단점을 다른 물질의 장점으로 보완해 성능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기존의 합성 금속 유기 구조체 복합 재료는 두 물질의 경계면에서 서로 어떻게 결합하는지에 정확한 정보가 없고, 그 형태가 무질서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가 부족했다.

약 8만개의 금속 유기 구조체 표면에서 서로 결합할 수 있는 조합을 일일이 눈으로 찾아내는 것은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화학자의 직관만으로 새로운 이종 금속 유기 구조체 단결정 복합 재료를 합성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 착오를 겪어야 했다.

따라서 8만개 이상의 금속 유기 구조체를 사용해 복합 물질을 형성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합성된 복합 재료의 수는 극히 일부로 제한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연구팀은 미시적인 분자 구조 정보를 활용해 먼저 합성 가능성이 큰 구조를 선별한 뒤 이를 실험적으로 합성해 실제 새로운 복합 물질을 개발하고 합성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김지한 교수가 이끈 시뮬레이션팀은 직접 개발한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기존에 발표된 8만개의 데이터에서 특정 구조체의 결정면과 상호 연결할 수 있는 결정면을 갖는 다양한 금속 유기 구조체 쌍을 얻는 데 성공했다.

또 양자 역학 시뮬레이션으로 두 금속 유기 구조체를 연결한 경계면이 갖는 안정적인 구조를 예측해 냈다.

문회리 교수의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6종류의 새로운 금속 유기 구조체 복합 재료의 합성에 성공해 시뮬레이션으로 예측된 내용이 실험적으로 합성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금속 유기 구조체 결정면 위에 다른 구조체가 하나의 구조로 자라나는 원리를 규명했고, 두 물질의 기공이 서로 연결돼 내부까지 분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 성공한 서로 다른 두 금속 유기 구조체 간 경계면을 분자 수준에서 깨끗하게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는 다공성 복합 재료는 지금껏 없던 새로운 개념의 물질이다.

KAIST 권오민 박사 과정과 UNIST 김진영 박사가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 9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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