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경력 조회 성범죄 유무만 확인해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최근 학원이나 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원어민 강사 등이 필로폰 등을 투약한 채 아이들을 가르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를 사전에 걸러내는 범죄 경력 조회가 성범죄에만 국한돼 있어 마약 등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전지방경찰청은 필로폰을 몰래 국내로 들여와 팔거나 투약한 혐의로 A씨(35) 등 11명을 붙잡아 이중 5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태국인 관광가이드로 국내를 20여 차례 출입국 하면서 관광가이드 통관절차가 간소하다는 점을 악용, 국내로 필로폰을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함께 구속된 B씨(39)가 경기도 지역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강사라는 점이다.

B씨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A씨로부터 지난 1월 14일 오전 8시쯤 인천국제공항 버스 정류장 앞에서 필로폰 1그램을 40만원에 주고 구입해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고 자신에게도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밖에 B씨를 통해 알고 지낸 사람들 등 9명이 필로폰을 구입해 투약했고 이중에는 B씨처럼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강사가 또 있었던 것으로 밝혔졌다.

게다가 이 학원 강사 2명은 검거되기 전까지 학원 등에서 근무를 했으며 조사결과 각각 마약 등 5범, 마약 등 14범으로 전과가 있는 범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미국 국적인 영어 강사가 마약을 밀 수입했다가 불구속 기소되는 등 원어민 교사 마약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범죄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모두 25명이 범죄를 저질렀고 이중 8건이 마약으로 음주운전 6건, 폭력 3건, 절도 2건 등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같이 마약 범죄율이 높은 이유는 아동·청소년 대상 학원강사 범죄 경력 조회에 성범죄 유무만 확인되기 때문이다.

대전 서부교육청 관계자는 "학원 강사의 경우 채용일 한달 전 기준으로 지정된 병원에서 신체 검사를 받을 때 마약 여부도 검사를 하는데 채용 이후에 마약을 했을 수도 있다"며 "외국인은 자국경력 범죄까지 조회를 하지만 아동청소년 법과 관련해 범죄경력 조회는 성범죄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마약에 취한채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다른 범죄라도 저지르면 어떡하냐"며 "성범죄 뿐 아니라 마약도 필히 조회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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