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발생 시 당황하지 말고 곧장 병원으로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잘 먹고, 잘 놀던 아이에게 갑자기 열이 나고 몸이 뻣뻣하게 굳어 팔다리를 떤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당황함과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소아의 3~4%가 이런 열성 경련을 한번쯤 경험한다고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존수 교수에 따르면 열성 경련은 생후 6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가 발열을 동반한 경련을 하는 것을 말한다.

단 뇌수막염, 뇌염과 같은 중추 신경계의 감염이나 대사 질환에 의해 유발됐거나, 평소에 경련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것은 열성 경련이라고 하지 않는다.

대개 감기나 기타 열이 나는 병에 걸려 열이 많이 날 때 뇌에 다른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고열 때문에 경련을 하게 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부모나 형제가 열성 경련 병력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3~4배 정도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열성 경련을 유발하는 열성 질환은 약 70%가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으로, 편도염, 인후염, 중이염 등이 대부분이고 그밖에 위장염, 돌발진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열성 경련은 대개 전신형 발작으로 전신이 뻣뻣해지고 떨게 되는 '전신강직간대발작'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제일 흔하다.

하지만 신체의 일부분만 경련을 보이는 부분 발작과 반응이 없고 오히려 동작을 멈추거나 늘어져 보이는 형태의 발작도 드물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발작의 형태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열성 경련의 지속 시간이다.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존수 교수는 "대부분은 5분 이내에 저절로 멈추게 되므로 발열 때문에 진료를 받다가 시작된 경우가 아니면 열성 경련이 발생한 상태로 병원에 도착하는 환자는 거의 없다"며 "하지만 증상이 15분 이상 지속되는 일부 환자는 치료에서부터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설명한다.

5세 이전까지는 상기도 감염 등의 열성 질환에 걸렸을 경우 초기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게 상담 및 치료를 받도록 하여 발열 조절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열성 경련을 할 때 부모가 명심해야 할 것은 '당황하지 말라'는 것.

아이를 눕히고 옷을 벗겨 편안한 자세를 취한 다음, 아이가 토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한 것이 숨을 막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경련을 하고 있는 아이에게 억지로 팔다리를 피려 하거나 물을 먹이거나 손발을 바늘로 따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며, 경련이 수분 이상 지속되면 가능한 빨리 가까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증상이 부분 발작의 형태로 나타나거나, 15분 이상 길게 하거나, 발열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 2회 이상의 발작이 있으면 전통적으로 '복합열성경련'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우 두 가지 측면을 생각, 첫 번째는 발열의 원인으로 뇌수막염을 꼭 감별해 주어야 한다. 뇌수막염 환자의 약 15% 정도에서 이러한 형태의 발작이 나타나는데, 뒷목이 뻣뻣한 뇌막 자극징후, 반복되는 구토, 의식의 변화, 부분 마비 등의 신경증상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12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이러한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뇌척수액 검사, 뇌 촬영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뇌전증(간질)의 발병 위험에 대한 부분이다"며 "여러 연구를 통해 복합열성경련이 뇌전증 발병의 위험요소가 된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그 위험의 정도는 매우 낮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추후 뇌전증 발병의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해 뇌파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열성 경련은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제일 중요하고 급성 경련 시기에 치료만 잘하면 특별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경과가 매우 좋은 양성 질환이다"며 "열성 경련은 세 명중에 한 명꼴로 재발하는데, 자주 재발하게 되더라도 대개 5세를 넘어가면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소아신경학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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