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정치를 위한 행정 말고 도민 위한 행정하라” 맹공

[ 시티저널 이동우 기자 ] 제250회 충남도의회 개원 이틀째를 맞아 도가 추진하는 남북협력기금 조성 사업을 놓고 집행부와 도의원들이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18일 충남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자치행정국 업무보고에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에 남북협력 기금 50억 조성을 목표로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5억씩을 적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과 함께 충남도 차원에서의 남북협력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정치적 의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의원들의 반응에 답변에 나선 집행부 측은 “얼마 되지 않는 5억 원씩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가 의원들의 집중적인 뭇매를 맞았다.

일부 의원들은 “충남도가 주요 현안이라고 들고 나온 사업이 겨우 남북협력기금 마련”이냐며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논산 출신 송덕빈 의원은 “내가 기르는 강아지도 난폭하고 먹지 않는 개는 일주일만 굶기면 아무거나 먹는다”며 “지금 우리가 말하고 있는 자체도 아마 이북에서 듣고 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이북을 돕겠다며 이런 예산을 조성한다는 것은 북한 기를 살려주고 물으면 물수록 더 준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5억이 아니라 1원도 예산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힐난했다.

연기군 출신 유환준 의원 역시 “예산까지 활용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행정이다”며 “정치 도정을 하지 말고 충남 도정을 펼쳐 일자리창출 등 도민이 원하는 행정에 초점을 맞춰라”라고 주문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유익환 행정자치위원장은 “집행부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긴급 진화에 나서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산회 이후 기자실을 찾은 송덕빈 의원은 “며칠 전 북한은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 행위를 서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나서 북한을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는 것을 도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차라리 북한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을 한다면 그나마 이해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집행부 관계자는 “지난해 관련 조례가 제정되면서 순수한 마음에서 사업을 출발했다”며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지만 성급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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