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건조한 날씨에 더욱 심해지는 모공각화증

[ 시티저널 박진화 기자 ] 대부분 날씨가 쌀쌀해지면 피부 모공이 오톨도톨 올라오는 닭살을 경험해본 적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날씨에 영향을 받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만성질병인 모공각화증일 수도 있다. 흔히 닭살 피부라고 하는 모공각화증은 인구의 40% 정도가 가지고 있는 피부질환이다.

모공(毛孔)이란 털구멍을 말하고, 각화증(角化症)이란 피부의 각질층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져 피부 표면이 딱딱하고 두껍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모공 안에 지름 2-3mm의 딱딱한 응고물이 강판모양으로 꽉 차게 되는 흔한 피부질환으로, 전염성은 없으며 어린이와 청년기에 주로 발생한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아토피 피부염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팔뚝, 허벅지, 어깨 등 증상 다발지역의 모낭 내에 각질이 쌓여서 마치 닭 껍질처럼 작은 돌기가 돋아나고 가려움증이나 통증이 없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강에 지장이 전혀 없으므로 사람들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간혹 주위가 붉게 변하기도 하고 심할 경우 색소침착까지 일어나 피부에 얼룩덜룩한 자국으로 남게 되는 닭살은 뽀얗고 매끄러운 피부 최대의 적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는 팔에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어깨나 다리, 얼굴, 몸통 등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모공각화증은 지나치게 샤워를 자주 하거나 습관적으로 때를 세게 미는 경우에 흔히 생기며 날씨가 추워지고 건조해지면 피부의 약한 부분이 가려워지고 이 때 심하게 긁게 되면 모공이 도드라지고 거칠어지는데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어 피부가 상하면 생기게 된다.

▲ (이미지=편강한의원)
모공각화증은 유전성이거나 지나치게 자주 샤워를 하거나 때를 세게 미는 습관 때문에 생긴다. 건조해진 피부를 심하게 긁어도 생길 수 있다.

구진은 작고 딱딱하며 사포처럼 거칠거칠한데, 불그스름하거나 회색빛을 띠기 때문에 보기에 흉하며, 1mm정도 크기의 구진이 여러 개 모여 덩어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모공마다 오돌토돌하게 돋아나다가 끝이 딱딱해지고 손톱으로 긁으면 떨어지고 반고형상태의 털이 같이 묻어서 나오기도 한다.

비타민A가 부족할 때 피부 털의 모낭 주변에 각질 마개가 생기는 모낭각질증과도 증상이 유사해서 감별이 쉽지 않은 게 특징이다.

그동안 만성 피부질환인 모공각화증 치료법으로 사용해 왔던 방법은 각질을 부드럽게 하고 각질층을 조금 제거하는 연화제를 바르거나 필링을 통하여 각질을 벗겨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쉽사리 좋아지지 않아 대부분 모공각화증 치료를 포기해버린다.

닭살이 심하지 않다면 각질제거나 피부 보습 등에 조금만 신경 써도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각질제거와 피부보습이 근본적인 모공각화증 치료법이 될 수는 없다.

사람은 으레 피부의 털구멍으로 기름 쓰레기를 배출하고 땀구멍으로 물 쓰레기를 내보낸다. 기름 쓰레기든 물 쓰레기든 몸 밖으로 빨리 빠져나가야 피부도 건강한데, 빠져나갈 문이 비좁아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피부 밑에 쌓이면 모공각화증 같은 각종 피부질환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부가 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를 한의학에서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폐에 있다고 본다. 피부를 주관하는 폐가 힘이 없으므로 부속 기관인 피부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폐 기능을 극대화해 대기의 맑고 신선한 기운을 혈액으로 충분히 보내야 한다. 맑고 건강해진 혈액이 몸속의 열을 내리고 닫혀 있는 털구멍과 땀구멍을 활짝 열어 노폐물과 독소가 몸 밖으로 빠져 나가면 닭살 피부가 매끄럽고 보드라운 피부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모공각화증은 아직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 효과적인 식품이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육류 등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건조한 피부에 도움이 되고 피부 세포를 보호하는 비타민 A가 다량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당근의 주황색을 내는 색소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체내에 들어가면 비타민 A로 전환되는데, 비타민 A는 피부 점막의 점액 분비를 촉진하여 피부 건조 및 각질화를 예방해준다.

당근을 자주 섭취하면 피부 건조로 인한 모공각화증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쑥도 빼놓을 수 없다. 예로부터 '의초(義草)'라 불리며 음식, 약재, 목욕재 등 다방면으로 사용되어왔는데, 특히 해독과 소염 작용이 뛰어나 피부의 노폐물 제거와 염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쑥은 비타민 A, C가 풍부해 예민한 피부를 진정시키고 보습과 재생 효과로 피부를 건강하게 해준다. 구기자와, 다시마, 브로콜리도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여 피부에 도움을 준다.

모공각화증은 대개 유전적인 원인으로 생기기 때문에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다만 피부가 건조해서 가려움, 각질 등이 심해지면 모공각화증으로 발전하거나 증상이 심해지므로 평소 보습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도움말 : 편강한의원 명동점 박수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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