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예방·대응능력 부재…예방 가능 전염병 증가 추세

▲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재선 의원에게 질병관리본부가 제출한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 대상 감염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매년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와 수두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최근들어 홍역 등의 기존 전염병(감염병)이 증가 추세에 있는 가운데 지난 해 전염병 관련 예산의 약 40%를 이월 또는 불용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예방접종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전염병 환자 수가 꾸준이 증가하고 있어, 보건당국의 전염병 예방 및 대응능력이 없다는 질타를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선진당 이재선 의원은 26일 열린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염병은 매년 증가하는 데 접종 백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고 지적하며 "관련 예산 낭비도 커 질병관리 본부의 대폭적인 업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국가 필수예방접종사업 대상 감염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전염병 대부분이 증가하고 있다. 이 중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과 수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두의 경우는 보다 심각해 올 6월 현재 2만 707건의 발생, 지난 한 해 발생 건수인 2만 4400건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볼거리와 수두는 국가 필수예방접종사업 대상 전염병으로 백신 접종만 하면 예방이 가능한데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질병관리본부가 백신제조사의 생산설비 이전으로 인해 지난 해 7월부터 9월 사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기존에 조달요청 한 수량을 전면 취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증가 추세에 발맞춰 관련 예산을 지속적으로 증액하고 있지만, 이월·불용 예산이 많아 관리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이월·불용액은 2007년 131억원, 2008년 144억원, 2009년 372억원, 2010년 883억원이다. 특히 지난 해의 경우 전체 예산의 39.7%가 이월되거나 불용됐다.
 
이처럼 주어진 예산을 모두 다 쓰지 못해 이월·불용하는 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적게는 12.7%에서 많게는 39.7%를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이용과 전용을 통해 다른 명목의 예산을 전염병 관련 예산으로 당겨왔지만 이마저도 모두 집행치 못했다.
 
이 의원은 "질병관리본부의 이 같은 예산 집행은 결국 주어진 예산도 다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전용마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예산의 편성과 관리 및 집행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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