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결과를 얻겠다.' 허정무 감독(55)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이 24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A매치 평가전을 위해 22일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성했다.

김포공항에서 약 500여 팬들의 뜨거운 환송을 받으며 떠난 대표팀의 인기는 일본에서도 계속됐다.

일본 취재진과 팬들은 선수단이 탄 버스가 떠날 때까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고 사인공세도 빠지지 않았다.

허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 모두 이번 한일전보다는 월드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표정은 비장했다.

남아공월드컵 개막을 눈앞에 두고 열리는 평가전인 만큼 승패보다는 시험무대의 성격이 짙지만 한일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편하게 맞서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침체된 일본대표팀이 이번 한일전을 통해 '선수단 분위기 반전'과 '국민적 관심 끌어올리기'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이를 갈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누카이 모토아키 일본축구협회 회장은 오카다 다케시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처음으로 "한국에 반드시 승리하라"는 공식적인 발언까지 했다.

일본의 처지를 떠나 허 감독이 아직 최종엔트리를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엔트리 발탁이 불분명한 선수들에게는 이번 한일전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최초 엔트리에서 4명이 탈락해 26명이 살아남은 가운데 선수들은 23일 훈련부터 경쟁은 다시 재개된다. 파주에서 도쿄로 장소만 바뀌었을 뿐이다.

이동국(31. 전북), 김재성(27. 포항) 등 부상 선수들은 재활에 집중하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일본에서의 훈련과 경기를 통해 또 한 번의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대표팀은 일단 휴식을 취하고 23일 오후 한 차례 손발을 맞춰본 후 24일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일본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경기 바로 다음날인 25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노이스티프트로 떠나 벨라루스(5월 30일.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스페인(6월 4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과의 평가전을 준비한다.

실전 감각 유지와 유럽 축구에 대한 적응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평가전이다.

특히 벨라루스전은 경기 이후 최종엔트리 발표가 예정돼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지훈련, 평가전 일정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월드컵 개막을 일주일 남겨 둔 다음달 5일 남아공 루스텐버그에 입성,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본선 첫 상대 그리스전을 기다린다.

허정무호의 장도는 이제 겨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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