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식물원, 관람객 편의를 위해 운영

[청양/고운식물원] 유명조 기자 = 일상생활에 지친 몸을 풀어주고 향기 있는 냄새로 몸을 추스르는 봄날.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린 곳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충남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충남 청양에 위치한 고운식물원이 바로 그런 곳이다.

고운식물원(원장 이주호)은 1990년 부지조성을 위해 이주호 원장이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부지조성에 마땅한 곳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충남 청양을 찾은 이 원장은 지금의 산에 도착한 뒤 바로 이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당시 6만여 평의 땅을 매입했다.

당시 마을사람들 조차 이 원장을 보고 ‘땅에 있는 풀을 뽑고 그 자리에 다시 풀을 심는다며, 미친 시람’ 이라고 수군거렸지만, 마을사람들의 말을 귀에 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식물원 조성을 위해 13년간 노력한 끝에 지금의 고운식물원이 조성됐다.

시골에서 자란 이 원장은 산과 들에서 보는 나무와 풀들을 직접 심고 키워보고 싶다는 소망 하나에 식물원 조성 이라는 것을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에 6,500여종의 다양한 수목과 꽃들을 식재했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11만평의 동네 야산이 지금은 아름다운 식물원으로 바뀌었다. 고운식물원은 지금도 변하고 있다.

식물원 조성이라는 생각을 한 이 원장은 대학을 원예학과에 진학했고, 당시 어려운 살림에도 식물과 조경에 관한 서적을 끼니를 걸러 가면서 구입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조경 사업을 시작한 지 30여년이 지난 현재 고운식물원은 중부권 최대의 식물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원장이 고운식물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 있는 국내 조경업계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고운조경 사장이기도 하다. 평일에는 서울에서 일을 보고 주말에는 식물원이 있는 청양으로 내려와 나무와 꽃을 돌보고 있다. 고운조경은 삼성과 대림 등 아파트에 조경을 하고 있기도 하다.

2003년 4월 28일 이주호 원장은 자신의 꿈이었던 고운식물원의 문을 활짝 열고 13년 만에 이 원장의 평생 꿈이 담겨 있는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 원장은 전형적인 농부를 닮았다.

주말에는 청양에 있는 식물원에 내려와 하루 종일 풀도 뽑고 가지치기를 하면서 얼굴은 강한 햇볕에 그을려 새카맣게 변했다. 고운식물원 원장이라고 보기보다는 옆집 아저씨, 농부의 아들 이라고 보아도 손색없을 정도다.

이 원장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식물원을 개간하기 위해 처음에 공사를 시작했을 때 산은 온통 돌투성 이었다고 한다. 그런 곳을 돌을 캐내면서 개간한 지 17개월 20일 만에 길을 확보하고 무성하게 자란 나무를 베어냈다.

또 풀을 제거한 자리에 색깔과 수종에 맞춰 꽃과 나무를 다시 심고 가꾸었다. 식물원 입부에는 10여 년 전에 사둔 엄나무와 소나무를 심어 놓았다. 또 돌 조각 70여점도 식물원 한 쪽에 야생화 조각공원을 꾸몄고, 전망대도 만들었다.

식물을 아끼고 식물의 소중한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 원장은 수종을 심는데 시간을 버린 적도 있다. 때를 놓치면 1년을 기다리면서 한 번도 식물을 통째로 뽑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이 원장이 가장 아끼는 공간이 ‘들꽃 80~90여종’이 있는 ‘야생화 조각공원’ 이라고 한다. 이곳은 아름다운 꽃들이 봄이면 만개하는 곳이다.

점점 파괴되고 있는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고운식물원은 자연 친화적이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고, 매연에 찌든 몸을 잠시나마 휴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꽃으로 덮여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올해부터 이 원장은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국내 최초 슬라이드(일명 미끄럼틀)를 식물원 전망대에 설치, 4월 초부터 관람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보로 관람을 하면서 거리가 길었던 단점을 개선했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이 원장이 기획한 아이템이다.

전망대에 설치한 슬라이드는 교목원 입구까지 약 200여미터 길이로 만들어져 있다. 슬라이드 주변에 수십 종의 수종들이 식재돼 있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내려오는 기분은 어떠한 형용사로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고운식물원은 또 한 겨울을 지낸 뒤 새싹이 파릇파릇한 봄을 맞아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이른 봄이라 꽃을 볼 수는 없지만, 곳곳에 다양한 꽃이 피고 있다. 특히 전망대에 오르다 보면 입구에 크로크스 라는 아주 예쁜 노랑꽃이 피어오르고 있다.

국내 최대 식물원인 고운식물원은 ‘11만 여 평의 대지’에 ‘27개의 소원’, ‘6,500여종’의 다양한 수목과 꽃들을 식재하여 향토식물자원 보전과 자연생태관광 및 자연학습, 학술 연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꾸민 산림 문화공간이다.

올 봄에는 고운식물원에서 지친 몸을 다스리고,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길을 연인 혹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걸어보면 어떨까 싶다. 올 봄 추천하고 싶은 고운식물원. 식물원 가족들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