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리시브, 시간차 적응이 요인

(천안=시티저널 유명조 기자) 프랑스의 벽은 높았다. 한국 배구가 세계무대에 밟기 위해서는 프랑스의 높은 벽을 넘었어야 하는데 11일과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는 끝내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월드리그 본선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한국은 남은 세르비아 전 경기서 모두 3-0이나 3-1로 이긴다 해도 승전 16점으로 조1위와 조2위에도 점수 차로 뒤지고 있어 사실상 본선 행 진출이 무산된 것이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팀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열린 프랑스와 홈경기 1차전에서 전반 1세트를 강호 프랑스에 내준 한국 팀은 2세트와 3세트 연속 프랑스에 점수를 내주면서 3-0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전적 4승 6패로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11일 경기에서 한국은 문성민과 박철우가 맹활약을 펼쳤지만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선수들과 감독은 경기가 끝내고 나서도 아쉬운 듯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난 뒤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호철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프랑스에 패한 원인에 대해 서브 리시브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서브와 서브 리시브가 무너지면서 어떤 플레이도 할 수 없었다. 프랑스 선수들이 여오현에게 서브를 때릴 정도였으니 무슨 말을 하겠는가.’ 라며 선수들이 아르헨티나로 원정을 다녀온 뒤 바로 홈경기를 갖게 되어 시간차 극복도 안 된 상황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많이 지쳐 있었다며, 작전타임 때 어떤 지시도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김 감독은 내일(12일) 경기에서 홈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는 이겨야 하지 않겠냐며, 서브 리시브를 살려 프랑스와 4번째 경기는 반드시 이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호철 감독은 오늘 지친 선수들이 쉴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튿날 한국은 1세트에서 임시형과 문성민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프랑스와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펼쳤으나 초반에 실책이 다소 있었던 한국은 21-25로 프랑스에 한 점을 내주었다. 2세트에서 한국은 프랑스를 잡고 원점으로 경기를 돌렸다.

그러나 9-8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터치아웃을 놓고 선수들이 주심에게 터치아웃이라고 항의했고, 감독도 터치아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심은 주장을 불러 주의를 주면서 김호철 감독에게 옐로우 카드를 주었다.

경기는 흐트러지기 시작했고,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만 집중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경기를 지켜봤다. 선수들은 김 감독의 지시에 따라 다시 경기를 펼치면서 하경민의 블로킹 성공과 상대팀의 범실 실책으로 점수를 얻어 2세트를 가져왔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고 있던 2시 55분에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는 감독과 선수, 관중, 기자들의 눈이 이상할 정도로 경기가 이어갔다. 프랑스 선수가 한국 팀 홈까지 와서 공을 살려냈고, 이를 두고 4명의 부심들은 아웃이라며 깃발이 올라갔다.

또 1명은 경기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로 깃발을 흔들기까지 했으나 주심은 경기를 진행 시켰고 한 점을 내주었다. 선수와 감독이 먼저 부심이 깃발을 올라가지 않았냐며 왜 경기를 중단하지 않아났고 항의했으나 무시됐다.

3세트는 강호 프랑스를 맞아 한국은 6번의 듀스와 극적인 동점을 만들면서 한 줄기 희망을 심었으나 끝내 점수를 서브 리시브를 살리지 못하고 이를 실점으로 만들면서 아쉽게 3세트는 프랑스에 내주고 말았다.

4세트는 말 그대로 한국 배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프랑스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해주는 경기였다. 한국은 서브 리시브에 실패하면서 연속 7점을 허용하면서 초반 1-8까지 점수를 내주면서 희망이 없어 보였다.

4세트 후반 경기를 이끌어나가던 한국은 하경민의 블로킹으로 21-21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하면 5세트까지 가는 듯 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역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끝내 23-24로 경기를 끝냈다. 프랑스 전에 원정과 홈경기 모두 완패했다.

경기가 모두 끝나고 나서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호철 감독은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능성도 함께 봤다며, 그는 이번 경기를 하면서 한국 배구의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어제보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확실히 좋아진 것은 사실이었다며, 그러나 변명 같지만 원정 여정이 그렇게 길지만 않았다면 홈에서 더 좋은 경기를 펼쳤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한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약점만 잘 극복한다면 우리 대표 팀이 훨씬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아쉬운 듯 말을 이어가면서 과거 김세진과 신진식 같은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서브 리시브는 한국 배구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라며, 그러나 이것이 하루아침에 실력을 끌어올리기는 어렵고 문성민과 김요한을 예를 들면서 이들이 소속 팀에 돌아가서도 그 점을 잊지 말고 개인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어 한국 배구의 가능성도 함께 보았다며, 한국 배구의 앞날은 밝을 것이라고 말하며 배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남은 세르비아 전에 대한 작전을 물은 기자들에게 비록 원정경기에 올 수는 없겠지만 배구 팬들의 응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 경기를 위해 비록 본선 진출은 실패했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세트마다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내보내려고 한다며, 남은 경기 김요한을 더 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뒷모습이 무거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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