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설계 공모 진행 중…복합 문화 공간 형식 문학관 표방

제2 대전 문학관 건립에 100만엔을 기부한 쓰지 아츠시(오른쪽 두 번째). 그는 대전시 문화재로 등록한 보문산 근대식 별장의 건축주인 쓰지 만타로의 아들이다.
제2 대전 문학관 건립에 100만엔을 기부한 쓰지 아츠시(오른쪽 두 번째). 그는 대전시 문화재로 등록한 보문산 근대식 별장의 건축주인 쓰지 만타로의 아들이다.

[시티저널=허송빈 기자] 제2 대전 문학관 건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외부 용역 없이 자체 기본 계획 수립으로 민선 8기 이장우 대전시장 공약 사업 가운데 빠른 추진 속도를 보이고 있는 문학관 건립은 올 6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끝내고, 8월 투자 심사를 통과한 뒤 지난 달 말에는 공공 건축 심의까지 모두 완료해 현재 설계 공모를 진행 중이다.

통상 기본적인 행정 절차 이행까지 최소 1년 이상 소요되는 문화 시설 건립 사업이 이처럼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빠른 추진 속도와 함께 제2 대전 문학관에 대외적 기대 역시 예상 밖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 6월 대전시장실에는 일본에서 온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제2 대전 문학관 건립을 위해 도서 약 600권과 한화 약 1000만원인 100백만엔을 기부하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쓴 주인공은 나고야 고난시(江南市)에 거주하는 쓰지 아츠시(85)로 올 3월 대전시 문화재로 등록한 '보문산 근대식 별장'의 건축주인 쓰지 만타로의 아들이다.

1938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살다가 한국의 광복으로 일본으로 돌아간 소위 재조 일본인(在朝日本人)으로 자신의 아버지가 지은 별장이 문화재로 보존된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제2 대전 문학관의 기대와 함께 자신의 아버지 역시 오래전 대전에 책을 기증한 적이 있어 자신도 같은 방식으로 대전 시민에게 감사와 애정을 표하고 싶다는 취지였다.

시는 쓰지 아츠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도서와 기부금의 정식 수증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밖에도 올 여름 소설 '만다라'로 유명한 소설가 고(故) 김성동(金聖東, 1947~2022) 작가의 유족 측에서도 고인의 유지에 따라 작가의 소장 도서와 육필 원고를 비롯한 각종 유품을 모두 제2 대전 문학관에 기증했다.

김성동 작가는 서대전 초등학교를 나와 중학교까지 대전에서 다녔고, 부친이 한국 전쟁 기간 대전 산내 곤령골에서 희생된 곤령골 민간인 피학살자 유족이기도 하다.

기증 자료는 도서 5000권 가량을 비롯해 작가 문학 세계를 연구하는데 중요 자료인 취재 수첩과 일기류 등 약 8000점이 포함돼 향후 제2 대전 문학관의 핵심 소장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 받는다.

제2 대전 문학관은 옛 테미 도서관 건물을 개보수해 건립하며, 내년에 공사를 시작해 2025년 4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문학관과는 달리 도서관과 박물관, 자료 보관소의 기능을 물리적·화학적으로 통합한 '복합 문화 공간(라키비움, Larchiveum)' 형식의 새로운 문학관을 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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