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비수도권 양극화…지역 총부가 가치 2015년 역전 후 격차 더 커져

[시티저널=허송빈 기자] 가장 공정하고 공평하다는 능력·성과 주의(메리토크라시)가 오히려 불균형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극단적인 메리토크라시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를 일으키고, 장기적으로는 지방 소멸을 심화한다는 것이다.

지방 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사상 때문에 공정과 공평으로 보이지만, 극단적인 메리토크라시로 오히려 최근에는 우리나라 성장 동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더 힘을 받는 실정이다.

메리토크라시에서 메리트는 교육의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교육열이 극단적으로 높은 국내에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을 야기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교가 대표적이다.

최근 진행한 2024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 결과 수도권의 주요 대학 평균 경쟁률은 1만 8904명 모집에 38만 6310명이 원서를 넣어 20.44대 1을 기록했다.

반면 지역의 대학은 수도권 주요 대학교에 비해 초라하다.

지역 거점 국립 대학교인 충남대가 8.6대 1로 그나마 가장 높았고 한밭대 6.9대 1, 우송대 6.79대 1, 대전대 5.89대 1를 기록했다. 나머지 대학은 4점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통상 수시는 1명당 최대 6회까지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이 6대 1 미만이면 사실상 미달이다.

이 같은 수도권 집중 현상은 대학 수시 지표가 아닌 인구 이동 측면에도 드러난다.

통계청의 지난 해 연간 국내 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20대의 순유입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이다.

이들의 전입 사유는 '교육'이라는 응답이 적지않았고, 대전을 포함해 수도권을 제외한 12개 지역에서는 20대가 모두 지역을 떠났다.

교육의 성과라 할 수 있는 메리트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지표는 결국 지역 활력 문제로 이어진다. 지역의 경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 총부가 가치는 대개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2015년 수도권 50.3%, 비수도권 49.7%로 역전한 뒤 지금까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본 소득 등 논의와 일부 실험이 코로나 19를 계기로 갑자기 폭넓게 시도됐지만, 오히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벌어지고 악화할 조짐을 보여 전국적 분산, 광역적 집중으로 비수도권을 성장시킬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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