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 금보개조도감의궤도 함께…조선 왕실·시대상 살필 중요 기록

문화재청 국립 고궁 박물관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조선 시대 종묘와 사직단 등에 걸렸던 현판의 조사 결과를 수록한 조선 왕실의 현판Ⅱ와 1705년 종묘와 영녕전의 금보(金寶)와 관련 물품을 개수(改修)한 과정의 기록을 국역한 국역 금보개조도감의궤 2종을 발간했다.

소장품 도록 조선 왕실의 현판 Ⅱ는 2020년에 발간한 조선 왕실의 현판Ⅰ의 후속편이다. 이번에는 종묘(宗廟), 사직단(社稷壇), 사묘(私廟), 능원묘(陵園墓), 별궁(別宮), 행궁(行宮), 궐외각사(闕外各司) 등에 걸었던 현판 모두 288점을 대상으로 했다.

이 책에는 현판 사진과 유물 설명 등의 기본 정보, 게시 장소와 서사관의 이름을 기록한 뒷면 글씨, 테두리의 문양을 비롯해 본래 현판이 걸려 있었던 왕실 건축물의 도면, 사진, 지도까지 종합적으로 수록했다.

이번에 조사한 현판에는 조선 시대 국왕이 종묘와 사직단 등에서 제사를 지내며, 나라의 발전과 백성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글, 조선 왕릉을 참배하고 선왕의 공덕을 찬양하는 글, 능의 관리와 제사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재관(齋官)에게 당부하는 글, 별궁과 행궁에 방문해 옛일을 회상하면서 자신의 감회를 읊은 글과 국정의 운영과 관련한 내용과 관리 명단 등과 같은 다양한 내용의 글이 새겨져 있다.

이처럼 현판에 새겨진 다양한 기록으로 조선 시대 유교적 세계관과 나라의 운용을 위한 제도와 특징, 후대 왕의 효심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조사한 현판 가운데 '의열사기(義烈祠記) 현판'은 국립 고궁 박물관 소장 현판 가운데 가장 앞선 시기의 것임을 확인했다.

이 현판은 선조 14년 서기 1581년 류성룡(柳成龍)이 지은 부여 의열사의 기문(記文)을 이듬 해 석봉(石峯) 한호(1543~1605년)가 쓴 것으로 밝혀졌다.

국역 금보개조도감의궤는 오랜 세월과 전쟁 등으로 파손됐거나, 유실된 종묘와 영녕전에 보관된 명종금보와 각종 물품을 숙종 31년인 1705년에 대대적으로 정비한 과정의 기록으로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금보개조도감의궤를 번역한 것이다.

이 의궤는 종묘와 영녕전의 정비 작업 논의를 시작한 때부터 도감(都監)을 설치하고, 관련 물품을 모두 제작해 봉안(奉安) 의식을 마치고 상을 내리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고 있다.

명종대왕(明宗大王) 금보(金寶)와 신실별 물품 등의 개수 과정과 의식 진행 절차, 개수에 필요한 인력과 사용된 물품의 종류·수량 등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어 조선 시대 최고 장인이 참여해 작업한 구체적인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 왕실의 어보와 관련 기물 제작의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물이다.

이번에 발간한 책자는 국공립 도서관과 관련 연구 기관 등에 배포하고, 문화재청 홈페이지(www.cha.go.kr)와 국립 고궁 박물관 홈페이지(www.gogung.go.kr)에 공개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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