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제28회 전태일 문학상 수상작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붙들고 아시아 학살지를 돌아다니며, 기억의 목격자를 자청한 사람이 있다.

바로 '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의 저자 김여정이다.

앰네스티를 비롯한 NGO에서 활동해 온 그는 학살 피해자 가족의 일원으로 이 여행을 시작했고,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기원을 담아 이 책을 썼다.

올해는 한국 전쟁 71주년을 맞은 해로 그 옛날 피난 가던 시절을 기억하는 어르신 외에 젊은 세대에게 한국 전쟁은 큰 의미를 찾기 어렵다.

남북 정상 회담이 있던 2018년, 인터넷은 김정은 위원장의 밈으로 넘쳐났다.

과거를 모른 채 자라난 젊은 세대에게 한국 전쟁은 존재하지 않는 일이었고, 김정은이라는 인물도 그저 밈으로 소비할 뿐이었다.

베트남 전쟁이나 걸프 전쟁, 노근리 사건, 5월의 광주, 제주 4·3사건 모두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만 존재하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제주도는 신혼 여행이나 여름철 휴가지 외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

저자는 "우리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는다. 모래가 피로 물들었던 바닷가는 관광지가 됐고, 그곳은 사진만 찍고 지나가는 곳일 뿐이다. 조지 스타이너가 한탄한 것처럼 우린 모두 '계획된 기억 상실'에 걸렸다"고 말한다.

이 책은 아시아 지역의 학살 현장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기록이다.

수 많은 사람이 아무런 이유없이 생을 달리한 과거의 타이완 지룽항, 말레이시아 바탕갈리, 옛 목포 형무소, 4·3 제주 사건의 현재 모습을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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