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소방 헬기 확보 질타 받아…고층 건물 늘어도 장비는 제자리 수준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대전시가 십수년 전부터 소방 헬기 획득 지적에도 구조 헬기만 구입하면서 고층 건물 화재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대전시의회 행정 사무 감사는 물론, 올해 국정 감사에서 조차 소방 헬기와 초고층 사다리차를 획득해야 한다는 질책을 받았다.

2010년 대전시 소방 본부에 따르면 대전 지역 11층 이상 고층 건물은 모두 2865동으로 이 가운데 일반 건물은 175동에 불과하고, 2690동은 주거용인 아파트다.

이 당시 소방 본부에는 소방 헬기는 물론, 구조 헬기도 없었다. 심지어 15층 건물까지 화재 진압을 할 수 있는 52m 고가 사다리차도 겨우 6대만 보유했다.

2015년에 이 문제는 시 의회에서 지적을 받기에 이른다.

당시 시 의회 새누리당 최선희 의원은 행정 사무 감사에서 고층 건물 화재 진압 장비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대전 지역 11층 이상 고층 건축물은 일반 건축물 232동, 공동 주택 3127동이다. 16층 이상 일반 건축물은 45동, 공동 주택은 1539동으로 2010년에 비해 늘었다.

고층 건물이 늘어난 만큼 화재 진압 장비가 따라 늘지는 않았다.

2015년 현재 대전 소방 본부에서 보유한 고층 건물 화재 진압 장비는 52m 고가 사다리차 6대, 32m 굴절 사다리차 8대, 에어 매트 29개, 간이 인명 구조용 매트 34개 등에 그친다.

대전 소방 본부는 70m급 초고층 사다리차(사진)를 지난 해 12월에나 도입하면서 초고층 화재에 대응이 가능해 졌다.

소방 헬기는 2015년 당시 전국 광역 자치 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대전만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올해에는 국정 감사에서 대전은 세종과 함께 소방 헬기가 없는 두 곳 가운데 하나라는 질타를 받았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양기대(경기 광명을)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초고층, 고층 화재 진압에 필수인 소방 헬기가 없는 지역은 대전, 세종 2곳이다.

반면 광주, 울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제주 등은 각 1대씩 소방 헬기를 보유하고 있고 부산, 대구, 인천, 강원, 경북 등은 각 2대의 소방 헬기가 있다. 심지어 서울과 경기는 소방 헬기를 3대씩 보유 중이다.

또 초고층 화재 진압에 필수인 70m급 굴절 사다리차도 수도권인 서울과 인천, 경기 등에 각 2대가 있고 부산, 대전, 세종, 제주 등에 1대씩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최근 발생한 울산 화재에서 드러나듯 초고층·고층 건물 화재에는 헬기, 인력, 70m급 굴절 사다리차 등이 필수지만, 지방에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시민이 안전한 대전이라는 구호가 헛되이 들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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