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재난재해에도 골프 비판…대전시 재난 안전 대책 본부장 역할 외면 평가

▲ 이달 29일 대전 지역에 많은 비로 기상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허태정 대전시 재난 안전 대책 본부장이 사전에 예고한 대로 휴가를 떠났다가 급히 이날 오후 휴가를 취소하고 침수 우려 지역 점검에 나섰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산불과 물 난리가 단초가 돼 한 정치인은 사임하고, 어떤 정치인은 물 난리에도 제대로 된 사과 조차 인색하다.

전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 후자는 허태정 대전시장이다.

우선 이 의원이 국무총리던 2005년 발생한 산불과 호우에도 골프를 쳐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6년 3월 1일 철도 노조 파업에도 불구하고, 3·1절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은 이 총리는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 클럽에서 이 지역 상공인들과 골프를 즐겼다.

당시 이 총리실 측은 "사전에 정해진 약속이라 불가피하게 참석한 것으로 철도 파업 대책은 전날 세워놓는 등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 총리는 2004년 9월 군 부대 오발 사고 희생자 조문 직전 이뤄진 골프 모임과 2005년 4월 강원도 대형 산불 때 골프 모임으로 국회에서 사과한 것은 물론, 같은 해 7월 남부 지역 집중 호우 때 제주도에서 골프 라운딩, 2006년 3월 1일 철도 노조 파업 예고에도 즐긴 골프가 문제가 돼 사임한다.

사전에 예고된 휴가를 강행한 허 시장은 악화된 여론을 의식했는지 휴가 복귀를 하기는 했다.

그가 휴가를 떠난 첫 날인 29일은 호우 주의보와 특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그가 휴가 도중에 복귀를 했다고 해서 시장을 떠나 대전시 재난 안전 대책 본부장이라는 점은 변치 않는다.

결정적인 사달은 30일 새벽 발생한다. 대전 지역에 시간당 최대 80mm의 비가 내리면서 1명이 사망하는 인적 피해와 460곳 가량이 침수되는 물적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 동안 국가 안전 대 진단과 여름철 각종 안전 점검을 완료했다는 시의 발표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허 시장은 끝내 자신의 반나절 휴가를 사과하지 않았다.

이달 30일 수해 상황 브리핑에서 "시민에게 송구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는 말로 애둘러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재난 안전 대책 본부장으로 적절하지 않은 휴가는 언급 조차 하지 않았다.

허 시장이 사전에 예고돼 있는 휴가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재난 안전 대책 본부장의 역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불 가리지 않는 골프로 비판을 받아 총리직을 사임한 이 의원과 기상 특보 속에 휴가를 떠난 허 시장의 공통점은 사전에 정해진 것을 진행했다는데 있다.

사전에 정해진 골프와 휴가가 국민 안전과 안위 보다 중요한지는 두 사람만이 알고 있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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