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유식 교수 연구팀…교차 저항 세포 극복 새 방향 제시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 연구팀이 암 치료의 난제 가운데 하나인 암 세포의 다중 약물 내성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암 치료 과정에서 약물을 장기간 투여하면 세포는 특정 약물에 대해 내성을 갖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흔한 방법은 다른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특정 암 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약물에 내성을 갖는 교차 저항(cross-resistance) 성질을 보인다.

실제 교차 저항에 따라 활용 가능한 약물의 종류가 줄어 들고, 이는 암 재발 원인이 돼 암 극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암 극복을 위해서는 암 세포의 다중 약물 내성 기전의 이해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폐암 세포가 화학 요법 약물 가운데 하나인 파크리탁셀에 내성을 갖는 과정에서 표적 치료제인 EGFR-TKI에도 교차 저항을 갖는 현상을 발견했다.

1차 약물의 적응 과정에서 암 세포가 줄기 세포화해 전혀 다른 표적 치료제인 2차 약물에 저항을 갖는다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런 줄기 세포화에 따라 포도당 부족으로 대사 스트레스 상황에서 암 세포는 죽지 않고 활동 휴지 상태로 전환한다.

활동 휴지 상태인 암 세포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으며, 약물이 없어지고 영양분이 공급되면 다시 빠르게 증식했다.

세포 자살을 주관하는 아포토시스(apoptosis) 신호 체계 주요 인자인 FOXO3a가 세포 자살을 유도하지 않고, 오히려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유전자의 기능이 변화해 세포가 약물을 극복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이런 교차 저항 세포의 특성을 실제 파크리탁셀 약물을 투여받은 유방암 환자의 검사 대상물을 활용해 검증했다.

파크리탁셀에 저항을 갖는 재발 환자의 암 조직에서 FOXO3a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돼 연구의 임상적 의미를 더했다.

특히 연구팀은 FOXO3a의 발현을 억제하면, 세포가 파크리탁셀과 EGFR-TKI의 저항성을 잃게 돼 교차 저항 세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새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약물 교차 저항 특성과 기전은 효과적인 암 약물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연구는 KAIST의 학부생 연구 참여 프로그램(URP)으로 마크 보리스 알돈자(Mark Borris Aldonza) 학생이 1저자로 참여했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2월 7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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