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대전역 서광장 계획…2010년 봉환 단재 흉상 오리무중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대전시가 단재 신채호 동상 건립을 서대전 광장으로 급하게 변경했다. 당초 대전역 서광장에 건립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6일 시에 따르면 코레일 소유 부지인 대전역 서 광장에 단재 신채호 동상 건립을 위해 코레일과 협의했다.

그러나 코레일 측에서 이보다 앞서 충남 아산시에서 맹사성 동상을 아산역에 설치하려는 계획을 불허한 점을 감안해 시의 단재 동상 건립 역시 불허했다. 아산시와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대전시의 정치력과 행정력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코레일이 단순히 형평성을 이유로 불허했다고 볼 수 없는 대목도 있다.

시가 추진하는 단재 동상은 기단 높이 2m, 동상 높이 3m인 5m 크기로 일반 건물 3층 높이에 육박할 정도다.

시는 단재 동상 기단 높이를 줄여가며 코레일과 협상했지만, 이를 설득하지 못하고 불허라는 결과를 얻고야 만다.

코레일 측의 협조를 얻지 못한 시는 단재 동상 건립 장소를 서대전 광장으로 변경한다. 

건립 위치는 서대전 광장 북동쪽인 KT 서대전 지사 방향에 있는 주차장 인근이다. 시는 단재 동상이 보문산 자락에서 광장을 품을 수 있는 곳으로 자문 위원회에서 장소를 선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단재 동상 건립 위치를 살펴보면, 서대전 광장의 구석 한 켠이라고 볼 수 있어 시의 설명이 궁색해 지기도 한다.

특히 단재 동상  건립에 앞서 2010년 지방 선거 당시 중국에서 대전으로 봉환했던 단재 신채호 흉상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현재 시는 단재 흉상의 봉환 여부를 알고 있지 못한 상황이며, 당연하게 그 행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가 이미 9년 전 대전에 봉환한 그의 흉상의 존재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1억 3000만원을 들여 단재 동상을 건립하려는 의도를 순수하게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어찌됐거나 시는 이번 주말인 8일 서대전 광장에서 관련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단재 동상 제막식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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