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대기업과 실무 협상 중…매각 아닌 기업 투자 유치 포장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그동안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지역 안팎에서 받아 온 허태정 대전시장이 설익은 정책을 발표하면서 성과에 쫓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허 시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프로 축구 대전 시티즌을 국내 최고 명문 구단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투자 유치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허 시장은 "대전 시티즌에 투자하겠다는 기업과 이달 말까지 투자 의향 MOU를 체결하고, 본 계약은 올해 말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제는 투자 조건 등 큰 틀의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것으로 본다는데 있다.

허 시장의 발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대전 시티즌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고, 잘 될 경우 올해 말까지 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나온다.

허 시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굴지의 대기업이 어디인지 확인해 주지 않았고, 아직 업무 협약(MOU)도 체결하지 않은 정책을 성급히 발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상장 기업일 경우 대전 시티즌 인수 기업명 공개가 사전 공시에 해당할 수 있지만, 이는 투자 의향 업무 협약 날짜를 받아 놓고 발표했으면 아무렇지 않을 일이다.

여기에 투자 유치라는 말을 더하면서 대전 시티즌을 민간 기업에 매각이 아니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허 시장은 "방식은 논의 중이며, 매각을 가치 평가를 통해 파는 것이다. 대전에 연고를 두고, 기본적으로 기업 유치로 본다"며 "대전 시티즌을 지역 구단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기업은 넓게 보면 대전에 연고가 있다"고 대전 시티즌의 매각을 기업 유치로 포장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발표가 있기 전까지 시민 공모주에 참여한 시민에게 우선 양해를 구하지는 않았다.

대전시는 2006년 두 차례 시민 공모주로 59억 4500만원의 자본금을 마련했다. 최소한 시민 공모주에 참여한 시민에게는 이를 설명할 의무가 시장에게 있다는 주장도 분명이 존재한다.

하지만 허 시장은 최근 대전시의회와 두 개 대전 시티즌 서포터즈, 축구 전문가와 비공개 간담회에서 만나 투자 유치 설명과 의견 청취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혀 대전 시티즌 매각이 몇몇의 의견 수렴에 그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전 시티즌을 인수하려는 기업이 유통업이거나 서비스업일 경우 대전 시티즌 운영비를 상품의 가격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우려도 있다. 시민 세금을 절약한다는 시의 발표와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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