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우 대기자

[ 시티저널 이명우 기자 ] 충남 아산시의회에서 예산안 재심의 도중 자유한국당 소속 장기승 의원이 종이컵을 투척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정작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아산시나 더불어 민주당 소속 아산시의원들은 입을 닫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상부 기관인 더불어 민주당 충남도당이 장 의원을 비판하고 나서 적반하장이란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경위를 떠나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이 장의원의 행위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재발 방지에나선 가운데 앞서 민노총 등 시민단체가 나서 장의원의 사퇴를 촉구하자 이어 민주당 충남도당이 이에 합류했다.

장 의원의 종이컵 투척은 아산시가 제출한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아산시는 ‘아산시 청사건립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의 규정에 따라 매년 3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청사건립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아산시는 이번 추경예산에서 이를 무시하고 20억원이나 초과한 50억원의 예산을 계상했다.

민주당이 다수를 이루는 아산시 의회는 상임위는 물론 예산결산위원회에서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본회의에 상정했다.

본회의 예산안 의결 처리과정에서 예산의 부적격성을 발견한 장기승의원 등이 이의 신청을 하고 예산안 심의를 제지함과 함께 예결위 재결의 및 시민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요구했다.

장 의원 등은 본회의에서 예결위서 재심의 할 것을 통보하자 예결위 심의과정을 방송을 통해 중계해 공직자들은 물론 시민들에게 부당한 예산처리 과정을 알리고자 했다.

예결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중계 여부를 표결처리할 것을 요구하자 의석수에서 크게 부족한 자유한국당 의원들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분개한 장의원이 종이컵을 투척하는 일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은 이유여하를 떠나 종이컵을 투척한 장의원에게 지난 21일 의정활동은 투철하게 하되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 경고했다.

자유한국당의 경고가 때 이른 감은 있지만 장의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아산시나 아산시의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불법적인 예산 심의과정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종이컵 투척’만을 문제 삼아 장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사건은 종이컵을 투척한 장의원등의 반대가 없었다면 20억원의 주민 혈세가 불법적으로 사용될 여지가 상당한 사건이다.

만일 당시 본회의에서 이의신청이 없었다면 20억원의 아산시 예산은 눈 먼 돈이 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더불어 민주당 충남도당이나 시민단체는 장의원의 징계가 아니라 시민 명의의 표창을 상신해도 모자랄 판이다. 말 그대로 중앙정치의 못된 꼼수를 배워 지방정부가 악용하는 것은 눈 감아 주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잘못을 침소봉대하는 것은 시민에게 바른 정치나 시민의식을 심어 주는 것인가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일각에서 ‘장의원에 대한 경고는 아산시민 혈세 20억원보다 값어치가 있다’란 말이 나오고 있음을 아산지역 시민단체들과 더불어 민주당 충남도당은 귀 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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