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윤동기 교수 연구팀…구조 형성 이해 기초 연구 전망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KAIST 나노 과학 기술 대학원·화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액정의 결함을 이용해 마이크론 크기의 공기 기둥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모자이크 만화경(kaleidoscope) 패턴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액정 재료는 손쉬운 배향 제어, 빠른 반응 속도, 이방적(anisotropic)인 광학 특성으로 인해 액정 표시 장치(LCD), 광학 센서 등에 활용되는 대표적 유기 소재다.

이때 액정의 결함을 최소화하는 것이 성능 유지를 위해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물질의 특성상 액정의 결함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액정의 결함이 오히려 광학적, 구조적·탄성적 기능을 갖는 것으로 주목 받으면서 액정 물질은 더 이상 LCD 광학 소재의 전유물이 아닌 전기 광학·센서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용용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액정 물질은 물풀처럼 흐르는 특성과 마치 도미노처럼 한 부분의 영향으로 모든 영역이 변하는 장범위 규칙(long range order)을 갖는 탄성 때문에 결함 구조를 대면적에 규칙적, 일관성 있게 패터닝 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대기 상태의 공기층이 액정 물질을 만났을 때 수직 배향을 유도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마이크로 크기 패턴의 기판과 유리 기판 사이에 액정을 주입해 공기 주머니를 자발적으로 형성, 수십 마이크론 내에서 액정 분자를 사방으로 잡아주는(anchoring)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액정의 결함 구조를 대면적에서 제어해 모자이크 문양의 패터닝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 기술은 액정 물질이 공기층 패턴 내에서 온도에 따라 변하는 상전이(phase transition) 속도에 있다.

상전이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액정이 급속으로 성장해 더 균일한 패턴을 형성하는 반면, 느린 상전이 속도에서는 액정 물질의 탄성과 공기층의 고정 에너지(anchoring anergy)의 균형이 비대칭적으로 펼쳐지며 불균일한 결함 구조를 만든다.

연구팀은 이런 상전이 속도에 따른 비대칭과 비가역적 결함 구조 형성은 다양한 비 평형적 자연 현상에서도 유사한 패턴으로 관찰된다는 점에 착안해 물리적 경제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자연현상에 대한 실험 모델로 이번 연구를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반복적 모자이크 구조의 형성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기초 연구가 될 전망이다.

이를 기반으로 액정 기반의 나노 재료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광학·화학 센서 등의 응용 기술에 다양하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대석 박사가 1저자로 참여하고 슬로베니아 루블라냐 대학(University of Ljubljana)의 우로스 트칼렉(Uros Tkalec) 교수와 국제 공동 연구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1월 2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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