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안녕하세요.

어제 밀가루와 밀가리의 다른 점을 말씀드렸죠?
밀가루로는 국수를 만들고 밀가리로는 국시를 만든다고 말씀드렸는데,
다른 점이 또 있네요.
밀가루는 봉지에 담고, 밀가리는 봉다리에 담는다네요. ^^*

오늘도 아침부터 찌는 듯이 덥네요.
오늘 낮에는 얼마나 삶아댈지 걱정입니다.
이렇게 더위에 시달린 날에는 저녁 먹고 잠시 걷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산책을 하시든, 산보를 하시든, 그냥 걷거나 거니시든 간에...

어떤 분은 '산보'는 일본에서 온 말이니 되도록 쓰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산책이라고 해야 한다네요.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일본에서 온 낱말은 '일본어투 생활용어> ○로 순화', 또는 <일(원어 표시)>처럼 일본말 뿌리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산보'에는 그러한 정보가 없습니다.
그저 '산보'를 '산책'과 같은 말로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말이라는 확실한 증거나 뿌리를 못 찾았다는 거겠죠.

같은 사전에서 '산책'을 찾아보면,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라고 나와 있고 '산보'와 같은 뜻이라고 풀어놨습니다.

제 생각에는, 짧은 제 생각으로는
산보(散步)를 [산:뽀]라 읽는데 이게 일본말 さんぽ[散步, 상뽀]와 비슷해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에서 웹문서를 검색해 보니
산보 187,560건, 산책 4,068,264건이 나오네요.
어쨌든 우리가 산보보다는 산책을 더 많이 쓰는 게 보입니다. ^^*

북한에서는 '산책로'를 '거님길'이라고 한다네요.
한자를 쓰지 않고 순우리말을 쓰고자 힘쓰는 게 보입니다.
'동의어'라 안 하고 '뜻같은말'이라 하고,
'출입문'이라 안 하고 '나들문'이라 하고,
'합성어'라 안 하고 '합친말'이라 하는 것을 보면 그런 제 생각이 맞나 봅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요.
오늘 드릴 말씀은 지금부터입니다.

산보나 산책의 뜻이 운동을 하거나 바람을 쐬고자 이리저리 거니는 것이라면,
'거닐기'나 '거닒'이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그냥 '걷기'라고 해도 좋고요.
네이버 웹문서에 보니 거닐기 18,411건, 거닒 455건, 걷기 1,929,975건이 나오네요.

꼭 산책이라고 해야 시원한 느낌이 들고
산보라고 해야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풀잎 하나 입에 물고 조용히 거닐면 그게 더 시원해 보이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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